[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나도 어색하네.”
전창진 부산 KT 감독은 지난 19일 오후 수원 정자동의 KT 올레 빅토리움 연습체육관에 모인 선수들을 바라보며 낯선 표정을 지었다. 고양 오리온스와의 트레이드로 4명의 선수가 새로 KT 유니폼을 입고 처음 팀 훈련에 나왔기 때문. 전 감독은 어색한 미소와 함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펼칠 새 판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로 꼽히는 전태풍과 조성민의 조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서민교 기자 |
첫째는 강도 높은 KT 훈련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것. 짐을 푼 다음 날 오전‧오후 훈련을 평소보다 강하게 시켰다. 선수들은 훈련 내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끙끙 거렸다. 오리온스에서 온 4명의 선수들은 당연히 넉다운. 전 감독은 “얘네들 운동이 전혀 안 되어 있네. 체지방이 뭐 이렇게 높아?”라며 불호령을 내렸다.
두 번째는 선수단 회식이다. 땀을 양껏 뺀 선수들은 오후 훈련을 마친 직후 서울 청담동으로 이동해 술 한 잔을 진하게 기울였다. 팀 적응을 위한 가장 빠른 방법. KT 구단 관계자는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상견례를 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동안 수고한 기존 선수들을 위한 감독님의 배려이기도 하다”라고 귀띔했다.
단 휴식은 없다. 20일부터 본격적인 팀 훈련에 들어갈 예정. 이젠 패턴이다. KT는 무빙 오펜스의 대명사였다. 선수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찬스를 만드는 농구.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었던 KT에서 고안한 포워드 중심의 농구였다.
당장 KT 색깔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존의 농구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전태풍이 합류했기 때문. 전 감독은 “전태풍이 신나게 뛸 수 있도록 맡길 것”이라고 했다. 일단은 전태풍 중심의 농구다.
무빙 오펜스의 핵이었던 조성민도 변화를 예감했다. 조성민은 “무빙 오펜스가 생긴 이유가 확실한 리딩 가드가 없어서 포워드 중심으로 갔기 때문이었다. 이젠 능력이 뛰어난 태풍이 형이 들어왔다. 감독님도 전적으로 많은 부분을 태풍이 형한테 맡기실 것 같다”며 “태풍이 형을 처음 만나서도 우리가 정해져 있는 역할 안에서 형 마음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전태풍에게 자유롭게 맡기면서도 제한적 역할을 줄 계획이다. 전태풍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공 소유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전 감독은 “전태풍이 마음껏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맡길 것이다. 대신 처음부터 공을 갖고 넘어가는 시간을 줄이면 단점으로 지적되는 기본적인 소유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또 오바를 하게 되면 적절하게 내가 조절을 해주면 된다”며 전태풍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해놓고 있었다.
새로 영입한 골번도 전 감독이 눈여겨 봤던 외국선수다. 이미 트라이아웃 당시 KT의 선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 전 감독은 “골번은 트라이아웃 때 현지 스카우트로부터 추천을 받았던 선수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라서 고민을 했었다”라며 골번에 대한 남다른 인
KT 이적생들은 2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창원 LG와의 원정 경기서 첫 선을 보인다. 확 달라진 KT가 선보일 새로운 농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빅매치로 벌써부터 매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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