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에겐 아마 평생 잊지 못할 대회가 됐다. 리베리의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이어 호나우지뉴의 아틀레티코 미네이루(브라질)와 한판 붙는다.
광저우의 클럽월드컵 3위 결정전 상대가 정해졌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틀레티코 미네이루가 준결승에서 라자 카사블랑카(모로코)에게 덜미를 잡혔다. 아틀레티코 미네이루는 호나우지뉴가 1골을 넣었지만 경기 막바지 2실점을 하며 1-3으로 졌다.
클럽월드컵 결승 매치업(바이에른 뮌헨-라자 카사블랑카)이 약하긴 하나 김영권으로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실상 아시아를 제패한 광저우가 세계 최정상까지 오를 거라고 기대한 이는 없을 것이다. 리피 감독의 말대로 바이에른 뮌헨과 겨뤄, 패할 확률은 99%다. 세계의 높은 벽에 부딪혀 보는 ‘기회’와 ‘경험’을 가졌다는 게 의미가 있다.
김영권은 그 안에서 더욱 특별하다. 광저우에서 내년 월드컵에 나갈 선수는 김영권뿐이다. 콘카, 무리퀴, 엘케손 등은 조국이 월드컵에 나가나,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뛸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 김영권(왼쪽)은 클럽월드컵에서 제대로 ‘공부’를 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아틀레티코 미네이루와 한판을 치른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얻었다. 사진=MK스포츠 DB |
특히, 월드컵에서 맞붙을 벨기에의 수비수 반 부이텐과도 뛰어봤다. 또한,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할 경우 16강에서 독일을 만날 게 유력한데, 그 주축 선수들이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다. 김영권으로선 내년 6월에 상대할 선수들을 미리 싸워봤다.
라자 카사블랑카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아틀레티코 미네이루 또한 강팀이다. 호나우지뉴는 물
센 상대만 골라 만난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다. 고르고 싶어도 고를 수 없는 이들이다. 김영권으로선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환상적이면서 값진 경험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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