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선덜랜드(잉글랜드)에서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한 지동원(22)이 도르트문트(독일)와 이적 루머에 휩싸였다. 영국 및 독일 언론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도르트문트의 관심이 그저 관심 수준은 아니다.
도르트문트 외에도 몇몇 독일 분데스리가 팀들이 지동원 영입 의사를 피력했다. 지난 1월 아우크스부르크(독일)로 임대 이적해 5골을 넣으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게, 이 팀들의 눈에는 아직도 선하다. 그 가운데 가장 언론에 오르내리는 게 도르트문트다.
의외일 수 있다. 도르트문트는 전통의 명문 팀이자 현재 분데스리가의 손꼽히는 강팀이다. 레반도프스키, 로이스, 아우바메양 등 능력있는 공격자원이 넘친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등권 팀에서 주전도 꿰차지 못한 공격수를 영입한다는 건 상식 밖이다. 6개월의 달콤한 활약상만 가지고 영입 경재에 뛰어든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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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및 독일 언론은 도르트문트가 지동원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았다고 했다. 지동원과 도르트문트는 윈-윈 관계가 될 여지가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그 2인자마저 위태롭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간극은 더욱 벌어졌고, 올 시즌에는 레버쿠젠, 묀헨글라드바흐, 볼프스부르크 등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16라운드를 마친 현재 3위에 올라있지만 언제든지 미끄러질 수 있다 그리고 16경기를 치르면서 벌써 4번이나 졌다.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는 6패를 했다. 지난 시즌과는 분명 다른 행보다. 자칫 하다가는 4위 밖으로 밀려나 2014-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따지 못할 수 있다.
위기의 도르트문트인데 아이너리하게 분데스리가에서 잘 풀리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공격력이다. 도르트문트의 공격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맹렬하게 상대 골문을 흔든다. 37득점으로 바이에른 뮌헨(42득점)에 이어 분데스리가 득점 2위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참 안 터진다. 기복이 있다. 잡을 경기를 몇 차례 놓쳤고 그게 도르트문트에게 치명타였다. 공격 찬스는 무수히 만드는데 골 결정력이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불운이 컸지만 이게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지난 14일 호펜하임전(2-2 무)만 해도 도르트문트는 매우 답답했다. 공격은 안 풀렸고 2골은 운 좋게 들어갔다. 사실상 패해도 무방한 경기였다.
레버쿠젠에게 지고, 호펜하임과 비긴 도르트문트는 선두 바이에른 뮌헨과 승점 12점차다. 냉정히 말해, 3시즌 만의 우승 탈환은 힘들어졌다. 현실적으로 눈을 뜨고 3위 이내에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아직 가야 할 길도 많다. 분데스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DFB 포칼 등을 소화하기 위해선 선수층이 두꺼울 필요가 있다. 특히, 레반도프스키를 필두로 한 공격진에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능력 있고 적응까지 마친 공격 자원이라면 더 없이 구미를 당길 수밖에 없다.
지동원에게 도르트문트행은 힘든 도전일 수 있다. 선덜랜드에서 주전 경쟁을 이겨내지 못한 지동원이 도르트문트에서 당장 주전 자리를 꿰차긴 어렵다. 그러나 전술적으로 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측면 공격수, 2선 공격수를 맡을 수 있는 지동원인데 다양한 쓰임새가 가능하다.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경기 출전이 중요하다.
또한, 지동원은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두고 큰 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그동안 지동원은 유럽 클럽 대항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가 속한 팀은 항상 강등권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러나 지동원이 도르트문트에 갈 경우, 그는 내년 2월부터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가능하다. 제니트(러시아)와의 16강부터 지동원이 ‘꿈의 무대’를 누빌 수 있다. 지동원으로선 돈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도르트문트행이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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