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갑작스런 임대 이적이었다. 하루 전날 K리그 신인선수 교육까지 마쳤던 류승우였는데, 13일 레버쿠젠(독일) 임대 이적이 발표됐다.
밖과 달리 안에서는 갑작스럽진 않았다. 레버쿠젠은 지속적으로 류승우의 영입을 타진했다. 자유선수선발로 제주에 입단한 류승우였는데, 레버쿠젠은 지난 10월부터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
유럽 빅클럽이 군침을 흘렸던 류승우는 올해 K리그의 신인 최대어였다. 2013시즌 K리그 클래식 하위 스플릿에 머물렀던 제주는 2014시즌 도약을 꿈꿨고, 그 중심에 류승우가 있었다. 미래를 책임질 주축 선수를 바로 내보내는 건 제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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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승우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으로 임대 이적한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박경훈 감독은 “레버쿠젠이 줄곧 접촉하면서 솔직히 고심이 컸다. 제주 입장에서도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고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선수다. 그렇지만 (류)승우가 어린 나이에 빅리그에 가서 경험을 쌓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틀 전(11일) 임대 이적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류승우는 16일 독일로 출국한다. 세부 조건에 합의하면 레버쿠젠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류승우의 임대 이적 기간은 1년이다.
제주는 이번 류승우의 임대 이적이 K리그에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여겼다. K리그 신인선수선발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할 경우, 향후 K리그 팀 입단이 여의치가 않다. 프로축구연맹은 5년간 입단 금지 조항을 뒀다. 때문에 해외 무대에서 실패할 경우, 유망주들로선 앞길이 캄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주 소속인 류승우는 레버쿠젠에서 보낼 1년 동안 혹여 쓰디쓴 실패를 경험해도, U턴하는데 지장이 없다. 제주가 안전장치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그동안 유망주들이 일본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류승우 사례로 더 큰 무대인 유럽으로 가는 길을 뚫었다.
박경훈 감독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