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K리그 산하 유스팀 지도자들이 11일 오후 ‘축구종가’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내일을 책임질 유소년 지도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프로축구연맹이 마련한 해외연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영국을 목적지로 하는 해외연수 1기생들을 시작으로 매년 K리그 구단 유스팀 지도자에게 유럽의 선진 축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연수 기간 동안 지도자들은 13박14일 일정으로 유소년에서부터 프로팀에 이르기까지 영국 현지의 프로팀 및 프로 산하 유스팀을 방문해 훈련 및 경기를 참관할 계획이다. 기간 동안 토니 카(웨스트햄 유스 아카데미 디렉터), 리처드 알렌(QPR 아카데미 총감독), 알란 질레트(영국 FA 지도자 강사)를 비롯한 현지 유소년 분야 최고 권위자들을 초빙하여 강의도 받는다.
↑ 프로연맹이 마련한 유소년 지도자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안익수 감독(윗줄 가운데)과 김인완 감독(윗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함께 한다.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하는 조합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프로연맹은 앞으로 매년 해외 유소년 벤치마킹을 통해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에 속한 모든 구단이 풍부한 선진사례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각자 구단의 실정에 맞는 ‘한국형 유스 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해외연수에 참가한 지도자는 모두 11명이다. K리그 클래식 소속 구단의 유소년 지도자가 7명이고 K리그 챌린지 소속은 2명이다. 프로연맹이 각 구단에 보낸 공문을 통해 참가의사를 밝힌 구단의 지도자들이 떠나는 방식이다. 체류비용은 연맹과 구단 그리고 개인이 공동으로 부담한다.
프로연맹 측은 “꼭 유소년 클럽 지도자가 참석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유소년 지도자 혹은 구단의 추천을 받은 지도자를 대상으로 했다. 아무래도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이기에 프로팀 감독들은 참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로 유소년 지도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11명 속 2명의 낯익은 인물은 이채롭다. 11명의 연수단에는 안익수 성남 감독과 지난해 대전시티즌을 이끌었던 김인완 감독이 포함돼 있다. 두 감독 모두 ‘자발적인 의지’로 합류했다.
10일 2014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만난 안익수 감독은 “내일 유소년 지도자들과 영국 연수를 떠난다. 원래는 내가 낄 자리가 아닌데, 프로그램이 너무 좋은 것 같아서 막무가내로 넣어달라고 했다”라고 웃은 뒤 “선수들은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이제 휴식에 들어간다. 그 사이에 난 공부를 좀 해야겠다고 판단했다”는 말로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이재명 성남시장이 “아직 팀의 감독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아마도 내가 부족하다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공부하러 간다”는 말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안익수 감독이 경질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드래프트까지 참석했다는 것은 내년까지 염두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는 한 관계자의 말처럼 아직은 잔류 쪽에 무게중심이 더 남아있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 속에서 유소년 지도자 연수단에 김인완 전 감독이 속해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김인완 전 감독은 안익수 감독과 인연이 깊다. 2011년과 2012년 부산아이파크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췄다. 김인완 감독이 2013년 대전의 지휘봉을 잡을 때도 안익수 감독을 스승이자 롤모델로 지목했을 정도다.
프로연맹 측은 “김인완 감독은 사비를 들여서라도 연수에 참가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축구 관계자는 “김인완 감독이 대전을 떠나게 되면서 안익수 감독과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안 감독이 성남에 잔류하면 김인완 감독이 성남의 코치진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
대전시티즌은 이미 조진호 감독대행 체제를 알린 상황이다. 자연스레 김인완 감독은 팀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인완 감독이 안익수 감독과 함께 영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것은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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