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꿈꾸는 홍명보호의 첫 상대가 모두 정해졌다. 7일(한국시간) 조추첨 결과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와 H조에 속했다.
일단 만족스럽다. 우승후보를 모두 피한 한국은 해볼 만한 상대들을 만났다.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 뒤 알제리, 벨기에와 차례로 경기를 갖는다.
한국의 첫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다. 지금껏 세계무대에 8차례 도전했지만 토너먼트 진출은 2002년과 2010년 두 번 밖에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20세기까지 확률 0%였지만, 21세기 들어 확률 25%로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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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상대는 모두 정해졌다. 행운이 따르면서 우승후보는 피했다. 홍명보호의 1차 목표는 16강 진출인데, 러시아와 첫 경기가 성패를 쥐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어느 한 경기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전력을 쏟으며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역시 첫 판이 중요하다. 중요한 건 역시 첫 경기다. 한국 16강 진출 성패는 얼마나 첫 단추를 잘 꿰느냐에 달렸다.
한국은 2002년 대회와 2010년 대회에서 모두 첫 경기를 승리했고, 그 승점 3점은 16강 진출의 발판이 됐다. 2006년 대회처럼 첫 경기에서 토고를 꺾고도 남은 2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치며 탈락하기도 했지만, 첫 경기를 승리로 마치느냐는 향후 대회 운영 계획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첫 판을 져도 두 판이 더 남아있지만 부담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첫 고비를 잘 넘긴다면, 부담감을 덜면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첫 판의 중요성은 한국에 국한된 게 아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를 살펴보면,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가 16강 진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 수 있다. 조별리그 첫 판인 총 16경기에서 승리한 나라는 아르헨티나, 한국, 슬로베니아, 독일, 가나, 네덜란드, 일본, 브라질, 칠레, 스위스 등 10개국이다. 이 가운데 슬로베니아와 스위스를 빼고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조별리그 첫 승리는 16강 진출 확률 80%로 이어졌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는 16강 진출 여부에 크게 작용했다. 첫 판을 이겼던 독일, 에콰도르,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멕시코, 포르투갈, 이탈리아, 체코, 브라질, 호주, 한국, 스페인 등 13개국 가운데 11개국이 16강에 올랐다. 체코와 한국만이 고배를 마셨다. 조별리그 첫 승리의 16강 진출 확률은 84.6%로 2010년 대회보다 더
확률이 절대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첫 판을 승리로 거두지 못하고도 남은 2경기를 잡으면서 16강에 오를 확률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극히 낮다. 객관적인 전력상 떨어지는 터라,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만을 목 놓아 기대할 수는 없다. 무조건 러시아와의 첫 판을 잡아야 한다. 그게 16강으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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