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FC서울이 자랑하는 날개 공격수 고요한과 윤일록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입증한 K리거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에 비해 K리거들의 입지가 크지 않은 흐름 속에서도 윤일록과 고요한은 꾸준한 신뢰를 받고 있다.
윤일록은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출범한 홍명보호 1기부터 지난 11월 스위스-러시아 평가전을 위해 꾸려진 5기까지 빠짐없이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의 국가대표팀 감독 데뷔골도 윤일록의 발(7월28일 한일전 1-2패)에서 나왔다. 고요한 역시 1, 3, 4기에 이름을 올리면서 신뢰 받는 날개 공격수로의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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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은 고요한과 윤일록이 K리그 시상식에서는 외면을 받았다. 경기 외적인 플러스알파에서 손해를 봤다는 평가다. 사진= MK스포츠 DB |
포항의 극적인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3 K리그가 3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2013 현대 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열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행사를 가졌다. 시즌 MVP와 감독상을 비롯해 포지션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1년 동안 흘린 땀의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고요한과 윤일록은 웃지 못했다.
전북의 레오나르도, 인천의 한교원과 함께 오른쪽 측면미드필더 부문 후보에 오른 고요한은 레오나르도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왼쪽 측면미드필더 후보에 오른 윤일록 역시 포항의 고무열에게 수상의 영광을 넘겨야했다. 윤일록은 올해 신설된 영플레이어상 부문에서도 고무열에 이은 2위에 그쳐 쓸쓸함이 곱절이 됐다.
국가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중앙미드필더 듀오 이명주와 하대성이 각각 88.5%와 79.6%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베스트MF에 오른 것과 비교할 때 극명하게 엇갈린 희비다.
객관적인 기록이나 ACL과 국가대표팀을 병행하면서 보여준 안팎의 기여도 등을 감안했을 때 고요한과 윤일록의 활약상은 레오나르도나 고무열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결국 외적인 플러스알파에서 손해를 봤다는 평가다. 윤일록은 고무열의 ‘영플레이어상 프리미엄’ 영향이 있었다. 최고의 루키에 오른 선수가 자연스럽게 포지션별 베스트에는 들어야하지 않느냐는 암묵적인 기울기가 있었다.
고요한은 ‘소속팀 안배’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리그 4위 서울이 데얀 하대성 아디 등 수상자를 배출한 것과 달리 3위 전북의 수상자는 고요한과 경합했던 우측 측면 자리의 레오나르도가 유일하다. 레오나르도의 득표가 52.2%에 불과했다는 것은 고요한과의 저울질이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몰리나와 함께 최다도움(13개)을 기록
결국 고요한-윤일록이라는 국대 날개 공격수들이 K리그 시상식에서는 외면을 받은 셈이다. 상이 그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지만, 1년 농사가 꽤 허무하게 된 두 선수는 누구보다 씁쓸한 마무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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