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은 칭찬에 인색하다. 모비스 선수들은 유 감독의 칭찬 한 마디면 춤을 춘다. 좀처럼 듣기 힘들기 때문. 최근 베테랑 박종천(모비스)은 유 감독의 칭찬에 “내 농구인생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런 유 감독이 연일 신인 이대성(모비스)을 향한 칭찬을 쏟아붓고 있다. 유 감독은 “요즘은 대성이를 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이례적인 적극적 표현이다.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이례적으로 신인 가드 이대성에게 칭찬 세례를 퍼붓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유 감독의 눈에 들어온 유망주는 이대성이다. 유 감독은 “이대성 때문에 버티고 있다. 화도 났다가 즐겁기도 했다가 그런다. 그래도 이대성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드리블, 패스, 슛 등 다 할 줄 아는 아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유 감독은 까다로운 잣대를 갖고 있는 수비력에 대해서도 칭찬 릴레이를 이었다. 유 감독은 “수비는 말이 필요 없다. 요령이 없어서 그렇지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또 “특히 농구를 즐기고 하고 싶어하는 열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적극적인 모습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이대성은 주전 가드 양동근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지난달 16일 서울 SK전에서 양동근이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않던 이대성은 양동근이 빠진 최근 6경기서 평균 12.8점 2.5리바운드 5.2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했다. 양동근의 공백을 메운 모비스도 3연패 이후 3연승을 올렸다. 특히 지난달 21일 전주 KCC전에서 3점슛 7개를 포함해 25점 4어시스트 4스틸로 맹활약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신인 가드 이대성. 사진=MK스포츠 DB |
유 감독은 “대성이는 질책을 해도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주눅이 드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대학 때부터 거의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안에 다른 단점들이 고쳐지면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유 감독이 이대성에게 칭찬 세례를 하는 이유는 그가 갖고 있는 재능 때문이다. 유 감독은 “탤런트가 충분한 선수”라고 했다. 삼일상고 시절 파워포워드로 뛰었고 중앙대 진학 후 슈팅가드를 맡았다. 중앙대 중퇴 후 미국으로 건너가 포인트가드로 전향을 시도했다. 올 시즌이 풀타임 포인트가드로 나서는 첫 해인 셈이다.
유 감독은 모비스에서 사령탑을 맡은 뒤 늘 포인트가드 부문 기술자를 원했다. 특히 명가드 출신의 유 감독 눈에 든 기술자는 없었다. 양동근은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로 자리매김했지만, 뛰어난 운동능력과 수비력, 슈팅력, 성실함 등 노력이 만들어낸 야전사령관이다. 타고난 리딩 센스에 대한 갈증은 꼬리표처럼 붙어 있다.
모비스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오랜 만에 정통 포인트가드인 김시래(LG)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외국선수 로드 벤슨과의 트레이드로 김시래를 떠나보냈다. 유 감독은 김시래의 공백을 메울 양동근의
이대성은 데뷔 시즌부터 2라운드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복귀를 앞두고 있는 양동근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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