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레전드들이 꼽은 오승환(한신, 31)의 성공조건은 적응이었다. 경쟁력은 충분한 만큼 그 외적인 부분들에만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백인천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 회장과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은 30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일프로야구 레전드 슈퍼게임’을 앞두고 오승환의 일본 진출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사실 이들은 누구보다 일본 야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백인천 회장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 타격왕 출신으로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무이한 4할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는 이미 불혹을 넘긴 나이였다. 앞서 백 회장은1962년 일본으로 건너가 20여년의 시간 동안 일본 야구를 경험한 바 있다.
일본 야구를 경험한 레전드들이 오승환의 일몬부대 성공 조건으로 적응을 꼽았다. 사진=MK스포츠 DB |
또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한국과 일본 간의 묘한 관계 때문에 선수단과 거리를 두지 않는 것이었다. 백 회장은 “또 일본에서 뛸 때 한국선수들은 유독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내세워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것이니 국적보다 그 팀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거기에는 경험이 녹아있었다. 백 회장은 “그 팀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잊으면 그쪽에서도 반발이 생긴다. 그것(국적)은 누군가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저절로 알아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라며 “중요한 것은 그쪽에서 먼저 인정해 주는 것인데 팀으로 녹아들려는 생각을 하고 야구를 열심히 한다면 사람들도 저절로 알아주고 존중해준다”며 팀의 일원으로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물론 성공 가능성은 높게 점쳤다. 백 회장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접근한다면 야구 실력이 충분히 있으니까 잘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포수와의 호흡이나 투수코치 등과의 교류 등을 잘 해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면 잘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선 감독은 일본에서 마무리 투수를 경험한 쪽으로는 선배다. 선 감독은 전성기가 다소 지났던 30대 중반에 일본에 진출했다.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4년간 활약하며 162경기서 10승4패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진출 첫해는 적응 문제로 고전했지만 이후 리그 정상급의 마무리 투수로 맹활약했다.
그런 선 감독은 “오승환이 잘 생각 한 것 같다. 일본쪽을 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30세이브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좋은 팀을 선택했다. 간사이 지방에 한국 교민들이 많기 때문에 선전한다면 LA 다저스가 있는 LA 만큼의 큰 붐이 일어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삼성에서 제자로 가까이서 지켜본 만큼 누구보다 믿음이 컸다. 선 감독은 “워낙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다. 자기 볼만 던질 수 있으면 잘 할 것이다”라며 거듭 오승환의 성공을 높게 점쳤다.
걱정되는 부분은 역시 적응이었다. 선 감독은 “다만 아쉬운 점은 결혼을 하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싶다. 여기서는 가족과, 친구, 선후배들이 있었지만 거기서는 뭐든지 혼자서 해야 한다”면서 “말도 통하지 않고 외롭기도 할 텐데 그런 점에서 곤란함을 겪을 것이다. 부인이 있었다면 위안도 되고, 피로 회복이나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좋았을 텐데 아쉽다”면서 거듭 아쉬움을 토로했다. 야구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지 않겠지만 전혀
지난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해 9년간통산 444경기에서 277세이브(28승13패11홀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하며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오승환의 기량은 최고수준이다. 레전드들이 꼽았듯 성공을 위해서는 적응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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