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일단 죽지 않았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2위는 강원의 차지였다. 김용갑 감독 부임 이후에도 4연패를 했던 강원은 이후 대반전을 이루며 6승 3무 3패를 기록했다. 강등 1순위라던 꼬리표도 사라졌다.
강원의 대반전에는 ‘용갑 매직’으로 통하는 김용갑 감독의 지도력이 첫 손에 꼽힌다. 실력이 아닌 컨디션, 그리고 상대와 싸울 수 있는 힘을 지닌 선수를 우선시 여기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또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며 잠재된 힘을 끌어올렸다. 절대 주전이 없으면서 무한 경쟁이 펼쳐졌는데 그 ‘신선함’이 강원의 힘을 키웠다.
강원의 무서움은 돌아가면서 미친 선수가 나왔다는 것이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았다. 최근 10경기에서 18골이 터졌는데, 자책골(1골)을 제외한 17골을 김봉진, 전재호, 김동기, 이우혁, 이준엽, 김영후, 최진호, 진경선, 최승인 등 9명이 고르게 득점했다.
김동기(사진)는 11월 30일 제주전에서 해트트릭을 하며 강원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강원은 최근 선수들이 돌아가며 미친 활약을 펼치면서 자동 강등을 피했다. 사진=강원 FC 제공 |
강원은 10월 3승 1무로 무패를 달리며 자동 강등 탈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평소 골 세리머니와는 거리가 있었던 김봉진, 이우혁, 이준엽 등의 골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강원에겐 가장 중요했던 11월 27일 대구전과 30일 제주전에서는 또 다흔 ‘무명 용사’가 탄생했다. ‘비밀병기’ 최승인은 0-2로 뒤진 대구전에서 후반 35분과 후반 40분 연속골을 넣으며 벼랑 끝에 몰린 강원을 구했다. 이 경기를 놓쳤다면 강원은 13위로 추락하면서 자동 강등에 처할 수 있었다.
3일 뒤에는 ‘원톱’ 김동기가 대형사고를 쳤다. 김동기는 반드시 이겨야 했던 제주전에서 홀로 3골을 터뜨리며 강원을 늪에서 탈출시켰다. 재능은 있지만 마무리
이겨야 했던 강원이고, 그렇기에 골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런 가운데 강원의 미친 활약은 김봉진-전재호-이우혁-이준엽-최진호-최승인-김동기로 바통이 넘겨졌다. 이번에는 누가 미칠까, 상주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강원에서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