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PS 초짜 키스톤콤비 정병곤 김태완은 숨겨진 히든 히어로였다.
삼성이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동시에 최초로 3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거두는 위업을 달성했다. 오승환, 차우찬, 안지만, 박한이, 채태인 등 드러난 우승 주역만큼 히든히어로들의 활약도 빛났으나 정병곤과 김태완의 기여도도 매우 높았다.
시리즈 시작 전만해도 삼성의 최대 약점으로 2루수와 유격수 라인의 키스톤 콤비 정병곤과 김태완이꼽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와는 달리 노련하고 안정적이었다. 물샐 틈 없는 수비와 쏠쏠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올해 초 트레이드로 LG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들에게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만년 후보선수로 여겨졌던 이들은 김상수와 조동찬의 부상 공백을 100퍼센트 메웠다.
정병곤은 지난해 삼성과 LG의 3대3 트레이드 때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11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66순위로 LG에 입단했지만 후보선수로 머물렀다. 올해는 삼성 소속으로 54경기에 나서 주로 대수비 등의 백업 요원으로 나섰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당당한 삼성의 주전 유격수였다.
적어도 수비에서만큼은 주전 유격수 김상수를 잊을 수 있게 했다. 7차전 모두 선발 출장해 단 1개의 실책만을 범했다. 7차전 3회 실점의 빌미가 된 실책 1개는 뼈아팠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완벽했다. 특히 실책성 플레이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여러 번의 호수비로 삼성 투수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타격면에서는 시리즈 내내 부진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활약도 했다. 정병곤은 5차전 8회 무사 1루에서 기습적인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로 중견수 왼쪽 방면의 안타를 기록했다. 벤치의 사인 없었던 정병곤의 순수한 기지가 빛난 장면이었다. 이 안타로 기회를 이은 삼성은 정형식의 희생번트와 박한이의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묶어 7-5로 승리했다.
김태완 역시 지난해 LG와의 트레이드로 삼성의 유니폼을 입었다. 83경기에 나서 탄탄한 내야 수비를 펼쳤고 타율 2할7푼2리 6홈런 19타점으로 타격 실력도 뽐냈다. 특히 10개의 2루타도 쳐내면서 거포 2루수로서의 가능성도 과시했다.
잦은 부상으로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던 아쉬움은 한국시리즈서 풀어냈다. 수비 공헌도는 최고 수준. 정병곤과 같이 7경기에 모두 출장해 단 1개
기대치가 크지 않았기에,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이기에 더욱 뜻 깊은 선전이다. PS초짜들이 삼성의 사상 첫 3년 연속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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