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한국시리즈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간 삼성, 6차전의 또 다른 수확은 신용운이었다. 포스트시즌 악연을 깨면서 마지막 7차전을 앞두고 불펜의 또 다른 옵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신용운은 가을야구와 악연이었다. 2002년 KIA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수술 속에 10년 동안 KIA에서 뛰면서 포스트시즌 경험은 딱 한 번이었다.
그것도 악몽이었다. 2003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리오스, 이강철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가 두들겨 맞았다. 3회 양현석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더니 4회에는 박경완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신용운이 무너지면서 KIA는 4-10으로 지면서 플레이오프 탈락했다. 평균자책점은 12.00.
10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한 신용운은 홈런 악몽에 우는 듯 했다. 그러나 탈삼진 쇼를 펼치면서 삼성의 반격에 힘을 실어줬다. 사진=MK스포츠 DB |
1-6으로 뒤진 5회 조현근의 뒤를 이어 등판한 신용운은 최재훈을 공 4개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기분 좋은 출발. 그러나 6회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초구에 좌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승부를 가르는 결정타였다. 그리고 교체 지시가 내려졌다. 신용운은 홈런에 울었던 악몽이 되살아났다.
그 뒤 신용운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삼성 선발진이 무너져 불펜이 일찍이 가동되는 데도 신용운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삼성이 이길 때도, 질 때도 그의 자리는 더그아웃이었다.
투구수 5개, ⅓이닝 평균자책점 27.00으로 그의 첫 한국시리즈는 초라하게 끝나는가 싶었다. 그리고 가을야구는 그와 인연이 아는 듯 했다.
하지만 삼성이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면서 신용운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이를 잘 살렸다. 6차전 9회 등판한 신용운은 민병헌과 최준석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앞선 타석까지 3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으로 삼성 마운드를 위협한 최준석을 3구 삼진으로 잡은 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는데 모두 삼진이었다.
1주일 만에 등판은 강렬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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