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요즘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명승부로 뜨거운데요.
선수들의 극적인 승부 못지않게 야구장을 찾은 특별한 손님들의 사연도 가을 잔치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김동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삼성 라이언스 1번 타자 센터 필더 배영섭.'
살짝 떨리지만 여전히 청아한 목소리가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 울립니다.
50년 전 동대문야구장을 달뜨게 했던 그 목소리.
한국 최초의 여성 장내 아나운서 모연희 씨가 힘찬 시구로 손자뻘 선수들의 한국시리즈에 역사와 깊이를 덧씌웠습니다.
김응용, 김인식 등 전설적인 선수들의 이름을 불렀던 그녀의 목소리가 곧 한국 야구의 역사입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옛날 생각나서…. 김응용 감독님도 불렀고. 3번 타자 퍼스트 베이스맨 김응용."
가을 야구 잔치는 또 한 명의 특별한 손님을 맞았습니다.
30년째 희귀난치병인 근육이완증을 앓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박신구 씨.
TV로 두산의 경기를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던 그에게 박용만 두산 회장이 한국시리즈 귀빈석 표를 보내왔습니다.
생애 첫 야구장 나들이에 심장이 전에 없이 요동쳤습니다.
10분 이상 산소호흡기를 뗀 게 처음이었습니다.
"기분 좋습니다. TV로 볼 때보다 더 신나고 생동감 넘쳐요."
그라운드 위 살아 숨 쉬는 공과 방망이의 향연.
야구는 꿈을 던지고 희망을 쏘아 올립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