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영종도) 유서근 기자]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스윙의 고질병을 이제야 찾은 것 같다. 그동안 고치지 못했던 스윙에 새롭게 눈을 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미녀골퍼 정재은(24.KB금융그룹)이 시즌 막바지 ‘스윙 교정’을 하는 모험을 강행하며 프로 데뷔 첫 우승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3주전 스윙 교정 작업에 들어가면서 그립과 셋업 등 스윙의 모든 것에 대한 수술 작업에 들어갔다. 즉 걸음마 단계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비장한 계획을 세웠다.
시즌 중 "스윙 교정"을 강행해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에 도전하는 정재은. 사진=KLPGA 제공 |
정재은은 “이제까지 감에 의지한 채 편하게만 스윙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일관성이 사라지고 스윙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더 없어졌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문제점을 찾은 만큼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재은은 주니어 시절 스타였다.
국가대표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그는 아마추어 시절 따냈던 트로피만 장식장 하나를 넘칠 정도로 쉽게 넘볼 수 없는 선수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자격으로 프로로 전향한 그는 신인으로는 최고 대우를 받고 프로 무대에 진출했다.
시드전을 치르지 못한 탓에 2007년 KLPGA 투어 출전권이 없던 정재은은 초청선수로 나간 한국여자오픈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다. ‘슈퍼 루키’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데뷔 초 갑작스럽게 찾아오면서 쉽게 들어 올릴 것이라 생각했던 우승 트로피를 지난 6년간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다.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에 비해 초라한 프로생활로 남모르게 눈시울을 붉힌 적도 많다.
존재감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그는 “최종라운드 때 선두권에 있어도 경쟁자들이 신경 쓰지 않더라”면서 “만만한 선수로 보인다는 게 가장 슬프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K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한 정재은은 이번 대회를 새로운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1오버파 공동 8위로 상위권에 오른 그는 “코스와 궁합도 잘 맞고 이 대회만 오면 자신감이 넘쳐난다”면서 첫 우승에 대한 욕심을 조심스레 드러냈다.
26일 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응원하기 위해 모인 팬 카페 회원들과 포즈를 취한 정재은. |
3라운드가 열린 26일 300명이 넘는 팬 카페 회원들 중 40여명이 직접 만든 응원 도구를 들고 대회장을 돌며 그의 첫 우승을 향한 힘찬 발걸음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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