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FC서울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2013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실전모드 돌입이다. 광저우 선수단도 24일 오후 입국했으며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식 기자회견과 마무리 훈련이 끝나면 대망의 결승전이 열리는 26일의 태양이 뜬다.
무언가를 준비할 시간은 지났다. 이제 중요한 것은 컨디션 조절이다. 얼마나 편안하게 쉬면서 리듬을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긴장은 버리고 적절한 승부욕으로 전투 게이지를 끌어올리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이 잘 되어야 그간 땀 흘린 플레이가 필드에서 나올 수 있다.
4강에서 에스테그랄을 쓰러뜨린 일등공신은 고요한이었다. 그의 악과 깡이 육체를 넘어 경기를 지배했다. 광저우와의 결승전에서 그 멋진 깡다구가 다시 필요하다. 사진= MK스포츠 DB |
전반 38분 고요한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몰리나가 헤딩슈팅으로 연결했고 이것을 골키퍼가 어렵사리 막아냈으나 데얀이 다시 헤딩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다부지게 오른쪽을 흔들던 고요한이 결국 물꼬를 튼 것이다. 추가골은 숫제 직접 터뜨렸다. 고요한은 후반 2분 윤일록이 왼쪽을 돌파해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잡아내 쐐기를 박았다. 왼발로 슈팅하는 척 하다가 침착하게 수비수를 접는 과정, 그리고 오른발로 낮고 강하게 때린 슈팅 모두 일품이었다.
공격 포인트를 비롯해 경기 내내 가장 빛났다. 공격의 핵인 몰리나가 90분 내내 크고 작은 실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정도로 긴장감이 큰 경기였으나 고요한은 특유의 ‘깡다구’로 자신보다 한참은 컸던 장신 수비수 사이를 신나게 누볐다. 열심을 넘어 즐기는 인상까지 줬다.
누가 봐도 힘 싸움은 어렵게 보이는 고요한인데 외려 힘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마냥 힘만 있던 것도 아니다. 여유로운 기술과 운영 능력도 자랑했다. 고요한의 ‘악’과 ‘깡’은 육체를 지배했고 나아가 경기까지 지배했다. 공격 뿐 아니라 악착같던 수비력도 칭찬받아야할 대목이다. 긴장은 버리고 승부욕만 뜨거웠으니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고요한이다.
이제 그 힘을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결승전에서 쏟아내야 한다. 이번 결승전에서 고요한의 역할과 비중이 상당히 크다. 어차피 광저우도 데얀과 몰리나가 핵심 공격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데몰리션 콤비 봉쇄에 크게 신경을 쓸 것이다. 때문에 고요한과 윤일록 등 다른 공격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데몰리션을 도와줘야 하고, 혹은 자신이 해결해야한다. 고요한이 지난 에스
필드 밖에서는 그렇게 해맑고 귀여운 웃음을 보이는 고요한이지만 필드만 밟으면 독한 승부사로 변한다. 매력이 많은 선수다. 그 멋진 깡다구가 다시 필요하다. 1차전을 놓치면 우승은 어렵다는 배수진의 각오로 나서야하는 FC서울이다. 다시 ‘원더보이’ 고요한의 비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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