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준플레이오프부터 단계를 밟아 온 두산이 드디어 최종관문인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만 제치면 '대장정'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
두산은 지난 20일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1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페넌트레이스 4위로 진출한 가을야구였기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두산이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상대전적 타선 강약 등 전반적인 열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고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체력 고갈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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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점차 짜임새를 더해가는 이유가 넥센과의 혈투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옥영화 기자 |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이에 대해 두산 선수들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가 원동력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넥센과의 혈전을 통해 팀이 짜임새를 갖췄고 자신감을 더할 수 있었다는 시각이다. 노경은 정수빈 유희관 등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주역들 역시 의견을 같이했다.
넥센은 홈런왕 박병호를 중심으로 김민성 이성열 강정호 등 한방을 가진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었고 구장도 상대적으로 작은 목동구장에서 진행됐기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실제 연장을 3차례, 끝내기 경기도 3차례를 겪는 1점차 승부가 이어졌고 최종 5차전에서는 3-0으로 이기고 있던 9회말 박병호에게 동점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한방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오는 넥센의 끈질김이 두산에게는 부담이었다는 것. 이를 넘어서고 나니 두산은 LG와의 플레이오프를 자신감이 충만한 상황에서 치를 수 있었다.
두산의 투수들은 장타자보다 중장거리 타자들이 많은 LG 타선을 상대로 홈런 부담 없이 마음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었고, 야수들 역시 빠른 발을 앞세운 발야구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PO 1차전 승리투수인 노경은은 “정규시즌 동안에도 넥센이란 팀을 만난 뒤 다음 3연전은 왠지 편했다. 그만큼 넥센이 끈질긴 팀인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으며 4차전에서의 호투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유희관은 미디어데이에서 “LG 타선에 넥센 보다 강타자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넒은 잠실에서 펼쳐지는 만큼 두산에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정수빈 역시 “준플레이오프 이후 공격과 수비의 견고함이 더해졌다”라는 시각을 밝힌 바 있다.
이제 두산은 24일부터 대구구장에서 펼쳐지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상대한다. 삼성은 박석민(0.318)-최형우(0.305)-채태인(0.381) 등 3할 타자들로 구성된 중심타선과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등 10승 투수만 4명을 보유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안지만(22홀드)-오승환(28세이브)의 마무리는 리그 최강의 불펜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 역시 7승9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넥센 이상의 강타선과 마운드가 존재하는 팀이 삼성인 것. 하지만 두산 역시 삼성에 강한 선발진과 타격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타선을 보유하고 있어 박빙의 승부를 예고
2001년 페넌트레이스 3위에서 한국시리즈에 올라 우승을 차지한 기억을 두산이 12년만에 재현할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도 넥센과의 혈전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두산의 마지막 시리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syoo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