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를 꺾고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예상 외의 결과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연장 혈투를 반복하며 5차전까지 갔던 두산이었고, 당초 힘을 비축한 LG에게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이 가운데 하나가 믿음직하지 못한 불펜도 거론됐다.
그러나 두산은 이를 보기 좋게 되받아쳤다. 그런데 무엇보다 두산이 LG를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막강한 선발진에 있었다. 니퍼트와 유희관, 노경은 등 선발 3인방은 나란히 선발승을 거두면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실책 등 변수가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선발 싸움에서 희비가 갈렸다. 리즈와 맞대결을 벌인 이재우 카드를 제외하고는 두산의 선발 카드를 모두 다 맞아 떨어졌다. 이 3명은 위태롭긴 했지만 제 몫을 다하면서 리드를 지켜냈다.
이들은 18⅓이닝 동안 딱 6실점만 허용했다. 평균자책점은 2.95였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투구를 했다. 특히 노경은과 유희관은 가장 중요한 1차전과 4차전에 선발 등판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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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유희관은 20일 플레이오프 LG와 4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유희관 외 노경은, 니퍼트 등 선발 3인방의 활약 속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이다. 사진=옥영화 기자 |
두산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에 허점을 드러냈다. 경기 막바지 실점을 허용하며 승부가 뒤집혔던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니퍼트가 구원 등판하는 파격적인 선수 운용도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두산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듬직한 선발진으로 불펜의 약점을 훌륭히 메웠다. 두산이 1차전과 3차전, 4차전에 가용한 불펜 자원은 많지 않았다. 1차전과 4차전에는 각각 홍상삼과 핸킨스가 바통을 넘겨받아 경기를 매조지었다. 그나마 3차전에 김선우와 홍상삼, 정재훈이 차례로 등판해 다소 많은 자원이 투입됐을 뿐이다.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시리즈를 마치며 좀 더 휴식할 시간을 갖췄다. 그러나 무엇보다 불펜 요원의 체력을 아낀 게 주효했다. 오현택, 변진수, 윤명준 등은 2차전 이후 마
부하가 걸리면 지장이 있을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선발로 최대한 버티면서 투수 자원의 활용 폭을 최대한 줄이며 전력을 최대한 아꼈다. 자신들의 약점마저 확실히 숨긴 결정적인 하나였다. 그리고 한국시리즈를 대비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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