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국내 프로야구 진출 3년째에 맞이한 첫 플레이오프 무대였다. 매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고개를 숙였던 그였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V4’를 외치는 두산의 에이스로서 투구내용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볼이 상당히 많았는데, 특히 초구 볼의 비중이 매우 많았다. 첫 공부터 불리한 볼카운트로 시작하니 매 타자를 어렵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투구 내용으로는 솔직히 힘들다. 에이스의 칭호가 아까울 정도다.
니퍼트는 19일 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회도 못 버텼다. 5⅓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뒤이어 등판한 홍상삼의 호투와 야수 최준석 및 정수빈의 호수비가 있었기에, 승리투수의 영예를 누릴 수 있었다.
니퍼트는 20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7타자를 상대했는데, 초구 볼이 무려 17개였다. 지나치게 많은 볼이었고, 자연스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와 승부를 해야 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1회와 2회 니퍼트의 투구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2회까지 무려 45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가 18개 볼이 27개였다. 깔끔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매 이닝 주자를 최소 2명씩 내보냈다.
이유는 간단했다. 초구 공략부터 실패했다. 니퍼트는 2회까지 9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넣은 게 딱 1번(2회 손주인 타석)을 제외하고 모두 볼을 던졌다. 그렇다보니 매 타석 타자와의 승부를 어럽게 끌고 갔다. 타자를 압도하는 힘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었다.
니퍼트의 초구 볼 남발은 차차 나아지기는 했다. 그렇지만 획기적으로 개선된 건 아니다. 3회 이후 초구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은 50% 수준이었다.
그리고 이런 부담감이 되려 니퍼트의 화를 불렀다. 5회 1사 3루에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다가 정성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것. 그리고 6회에도 초구 볼을 던지다가 오지환의 몸을 맞혔다. 그리고 대타 현재윤의 타석 때 초구부터 허무하게 폭투를 던지면서 실점을 했다. 스코어는 4-3, 1점차로 쫓겼다. 그 직후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냉정히 말해 안정감은 없었던 니퍼트의 투구였다. 니퍼트라는 이름에 걸맞은 투구도 아니었다.
김진욱 감독은 20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총력전을 예고했지만, 하루 전날 니퍼트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