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이 포스트시즌 4연승 행진을 마감하고 첫 배패를 기록했다. 연이은 강행군으로 눈에 띄게 저하된 체력이 복병으로 작용했다.
두산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안타로 침묵한 타선으로 0-2로 패했다. 두산은 이날 단 한번의 득점찬스 조차 자력으로 얻지 못할 정도의 빈타에 시달렸다. LG 선발 리즈의 구위에 압도당한 타선은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배트스피드를 맞추지 못했고 간간히 맞춘 외야를 향한 타구조차 번번이 수비수 글러브로 향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두산이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하지만 굳건한 수비력을 보였기에 승리에 대한 저력이 여전함을 재확인 시켰다. 사진=김재현 기자 |
따라서 공격 패턴의 번화가 요구된다. 두산의 장점은 어디까지나 발야구에 기인한 공격 집중도에 있다. 하지만 이날의 두산은 출루 빈도 자체가 적었기에 발야구를 뽐낼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고 후속 타선의 침묵은 공격의 흐름을 끊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전을 걸 기회나 타이밍조차 만들지 못했던 것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리즈의 구위에 압도당해 오로지 안타로만 기회를 만들려는 성급함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과도한 스윙으로 일관하거나 자신의 스윙을 하지 못하는 어설픔도 있었다.
홍성흔이 허슬플레이로 15타수만에 안타를 기록하는 모습처럼 정신력은 여전했지만 몸은 그동안의 피로를 고스란히 표출하고 있던 것. 승리에 감춰져 있었지만 가을야구를 소화해 온 부담감과 피로도가 이제야 한계에 부딪친 듯한 인상이다.
하지만 무너질 것이라고는 예상됐던 상황에서도 두산은 견고한 수비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LG의 추가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패배는 했지만 완전히 기선을 빼앗길 정도의 결정적인 실책은 없었고 6명이 투입된 불펜 역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두산이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기록 된 안타는 홍성흔이 허슬플레이로 기록한 내야 안타 1개가 전부였다. 사진=옥영화 기자 |
포스트시즌 4연승 뒤의 패배는 자칫 두산에게 장기적 침체를 유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견고한 수비를 확인한 이번 패배는 두산에게 좋은 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3차전이 펼쳐지기 전 주어진 하루의 휴식도 어느정도 체력 회복의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벼랑 끝에서 ‘내일은 없다’는 식의 경기를 펼쳐온 두산은 이제 공격에서도 경직된 사고를 벗어나 유기적인 형태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수비 시
두산은 18일 주어진 휴식일에 오후 훈련을 시행한 후 합숙에 들어가 19일 3차전에 대비할 예정이다. 귀중하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동안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가 향후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