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신축구장 부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 NC 다이노스와 창원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 사이에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고지 이전과 이에 따른 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O는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진해 구장에 새 야구장이 건립되더라도 프로야구 구장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사회는 10개 구단 사장과 KBO 총재, 사무총장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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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구장의 응원 분위기는 뜨겁다. 올 시즌 신생팀 NC가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홈팬들의 성원 때문이었다. NC의 신축구장을 지을 때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팬이다. 사진=MK스포츠DB |
그동안 창원시와 대화를 통해 소통하며 야구장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NC가 자세를 바꾼 것이다. 더 이상의 기다림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으로 사실상 창원시와 결별을 선언한 것이나 진배없다.
새 구장 건립에 대한 국고 지원이 논의될 안전행정부의 세 번째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위원회가 오는 24일 열리는 가운데 창원시의회 진해지역 의원들도 바삐 움직였다. 진해지역 의원들은 지난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열린 목동구장에서 ‘KBO와 NC의 새 야구장 입지 변경요구 등 행정간섭 중단촉구 결의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방문 허가를 받지 않아 막아선 보안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양 측의 골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는 것이다. 창원시가 신축 부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야구계의 의견을 좀 더 귀 기울이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KBO는 지난 9월24일 창원시 신축구장 선정 관련 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소속 교수 4인의 평가와 프로야구 전문가(학계 및 현장), 창원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토대로 진해보다는 창원이나 마산에 신축구장이 건립돼야 한다고 전했다.
창원시는 같은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KBO에서 실시한 재조사 용역 결과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여유를 갖고 재조사 결과를 검토, 논의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는 것이 중론이다. 입지 부지 선정에 대한 추이를 지켜봤을 때 소통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결국 파국의 피해는 NC와 창원팬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2012년 퓨처스리그, 2013년 1군 무대에서 뛴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해 홈 팬들과 함께 하는 것이 NC의 바람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연고지 이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법정
이 문제가 법적으로 비화될 경우 창원시는 그 동안 마산구장에 투자한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KBO와 NC구단에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KBO와 NC는 공약 불이행과 구장부지 선정 시 투명하지 않은 타당성 조사에 따른 책임을 창원시에 물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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