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의 가을야구 본능이 최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포스트시즌용 기어로 교체를 완료하고 승리를 향해 질주하는 모습이다.
두산은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잠실라이벌 LG를 4-2로 꺾고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준플레이오프까지 벌써 가을야구 4연승, 주어진 기회를 대량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타선의 집중력은 아직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나 빠른 발을 앞세운 기동력 야구가 점차 살아나고 있으며 그물망처럼 촘촘한 수비력 역시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우려를 샀던 불펜진까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는 등 현재의 두산은 포스트시즌 초반과는 달리 단기전에 최적화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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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업그레이드 된 공수조화를 바탕으로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잠실에서 펼쳐진 LG와의 플레이오프는 이같은 불안이 어느정도 해소된 느낌이었다. 이종욱과 정수빈의 테이블세터진은 중심타선 이상의 화력을 자랑했으며 빠른 발을 무기로 한 기동력이 승기를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김현수 역시 이날 멀티히트와 타점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고, 최준석은 포기하지 않는 베이스러닝으로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수비 또한 한층 안정된 모습으로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줬다. 포수 최재훈은 준플레이오프 당시 6번의 도루 시도 중 5번을 잡아내는 강견을 자랑하며 이날도 이진영의 도루를 저지했고 유격수 김재호와 3루수 이원석은 물샐틈 없는 내야 수비력을 과시 하려는 듯 반격을 시도하는 LG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날 두산이 범한 실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선발 노경은이 6이닝 호투를 펼쳤고 계투로 올라온 홍상삼이 3이닝 노히트 세이브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같이 탄탄한 수비력이 존재 했다.
다만 지명타자 홍성흔이 포스트시즌 14타수 무안타의 힘겨운 행보를 걷고 있다. 이날도 4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3번이라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홍성흔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을 보였다. 특히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12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쳐 LG 선발 류제국을 일찍 강판시키는데 일조했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는 단순히 기선을 제압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75.9%의 코리안시리즈 진출 확률을 확보했다는 것으로도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가을야구 용 기어로 변경에 성공한 두산은 이제 플레이오프 2연승에 도전한다. 한템포를 고른 LG 반격이 매서울 것이라 예상 되지만 1차전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체력적인 부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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