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두산 팬들이 들었던 ‘암보험’을 LG 트윈스가 들어야 할 판이다. 두산의 기운이 전염이라도 된 것일까. LG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실책에 운 두산을 재현했다. 베테랑 3루수 정성훈의 결정적인 실책 2개가 승부를 갈랐다.
LG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두산에 2-4로 졌다. 어이없는 실책이 발목을 잡은 허무한 패배였다.
LG 트윈스 정성훈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뼈아픈 실책 2개를 저질렀다. 이날 경기의 결정적 패인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LG도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기운이 맴돌았다. 0-1인 1회초 무사 1, 3루 위기서 4번타자 최준석이 타석. 류제국은 최준석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정성훈이 홈에 악송구를 하면서 3루주자 정수빈을 홈을 불러들였다. 뼈아픈 2실점이었다.
LG는 반전의 기회를 곧바로 잡았다. 1회말 무사 1루서 이병규(7번)의 투런 홈런이 폭발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숨막히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팽팽한 승부는 7회초에 갈렸다. LG는 불펜을 총가동했다. 2사 3루서 가을에 강한 유원상이 LG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얄궂은 운명이었다. 또 최준석이 타석이 들어섰다. 유원상은 최준석을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바운드가 컸지만, 타자는 발이 느린 최준석이었다. 여유있게 아웃을 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3루수 정성훈이 공을 흘렸다. 그 사이 3루주자 이종욱이 홈을 파고 들었고, 최준석은 부지런히 뛰어 1루 베이스를 통과했다. 타이밍상 아웃이었지만, 1루수 김용의는 베이스를 밟지도 못했다. 결승점으로 이어진 결정적인 정성훈의 두 번째 실책이었다.
고무줄처럼 팽팽하던 승부도 두산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LG는 9회초 무사 1루서 마무리 봉중근을 올리며 마지막 반전 드라마를 노렸다. 그러나 봉중근은 1사 후 정수빈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쐐기 추가점을 내줬다. 정성훈은 9회말 1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지 못했다. 정성훈은 이날 4타수 1안타 2
LG는 오랜 휴식을 취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 있는 1차전이었다. 그러나 베테랑 정성훈의 2실책은 너무 뼈아팠다. 정성훈은 휴식기 첫 훈련 때 “선수들 컨디션이 다 좋은데 나만 안 좋은 것 같다. 빨리 감각을 찾아야 하는데…”라며 푸념했다. 불안함에 내뱉었던 말이 현실이 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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