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4일 두산이 끝내 ‘승자’가 됐다. 연장 13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땄다. 포기를 몰랐고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거둔 승리였다.
잘 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잘하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 간판선수들의 부진도 있었고, 달아날 때 달아나지 못한 실수도 있었다. 이제야 웃을 수 있지만 그래도 웃을 수 없는 게 있다. ‘묘수’를 ‘악수’로 둔 교체카드 1장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두산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됐다.
두산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구원 등판시켰다. 지난 12일 4차전에서 이미 한 차례 쓴 바 있고, 성공(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거두기도 했다.
두산은 극구 부정했지만 실상 니퍼트의 5차전 구원 등판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벼랑 끝 승부에서 필승카드로 쓰일 수 있었다. 이틀의 휴식으로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게 충분히 가능했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니퍼트는 등장했다. 다만 문제는 그 수가 악수가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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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3-0으로 앞선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 무사 1,2루에서 니퍼트를 긴급 호출했다.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늦었다. 그리고 굳이 니퍼트를 내세워야 했을 필요성도 의문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5차전 니퍼트의 구원 등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굳이 등판해야 했을까, 그리고 굳이 2이닝을 던지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 두 가지 의문을 남겼다.
두산은 9회 변진수가 문우람과 서건창에게 연속 안타를 맞자, 투수 교체를 했다. 꺼낸 카드는 니퍼트였다. 김진욱 감독의 말대로 ‘아껴야 했을 카드’를 너무 성급히 꺼냈다. 니퍼트는 장기영과 이택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박병호에게 홈런을 얻어맞았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 굳이 기용할 것이었다면, 서건창 타석 때 바꿔야 했다. 한 번 흐름을 놓쳤고, 이는 치명타가 됐다.
굳이 니퍼트 카드를 꺼내야 했을까. 중심타선을 상대해야 하는 위기이긴 했지만 3점차는 그렇게 불안정한 리드도 아니었다. 1점 정도는 잃을 수 있었다. 4차전과 5차전을 통해 불펜 자원도 충분히 아껴뒀던 두산이었다. 니퍼트를 호출한 건 다소 성급했다. 이와 함께 플레이오프 조기 투입도 힘들어졌다. 초반 기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더욱 큰 난제는 니퍼트의 10회 등판이었다. 3-3으로 맞섰고, 두산은 10회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가볍게 물러났다. 보다 팽팽한 균형이 이어질 듯 했는데, 두산은 굳이 니퍼트 카드를 고수했다. 니퍼트는 강정호에게 안타를 맞고 1사 2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았다. 연장 13회 대역전의 밑거름이 된 건 분명하나, 그렇다고 굳이 니퍼트를 계속 내보낼 이유도 없었다. 뒤이어 나왔던 홍상삼, 윤명준, 정재훈 등 카드는 충분히 있었다.
결과론적으로 2연속 구원 니퍼트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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