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직접 찾는 관중들과 브라운관 앞에 모인 축구팬들은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브라질과 대한민국 대표팀이 맞붙는 흔치 않은 기회를 목격하게 된다.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 같은 팀과 경기한다는 것은 선수 인생에서 또 오기 힘든 일이다.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말을 전했는데, 이는 보는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성용이 돌아왔다. 이는 곧 데드볼 스페셜리스트가 왔다는 뜻이다. 프리킥 전담 키커가 마땅치 않았던 상황에서 천군만마와 같다. 사진= MK스포츠 DB |
브라질과 말리(15일 천안종합운동장)전을 준비하는 홍명보호 4기와 지난 7월(동아시안컵) 8월(페루) 9월(아이티, 크로아티아) 평가전 멤버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기성용의 가세다. 지난 잡음들과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차치하고, 기성용이라는 플레이어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전술적 핵심이라 부를 수 있는 에이스가 돌아온 팀, 당연히 기대감이 크다.
물론 많은 것을 기대한다면 맞물린 실망감이 따를 수도 있다. 기성용이 오랜만에 대표팀에 돌아왔다는 점, 호흡을 맞춰본 동료들이 대부분이지만 홍명보 감독의 지휘봉 아래서는 처음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심리적인 아픔과 그에 따른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에서 곧바로 100%를 기대하긴 어렵다. 실전을 통해 호흡을 맞춰야하고 가장 이상적인 조합을 찾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바로 기성용의 킥이다.
지난 1~3기에서 홍명보호의 약점 중 하나는 바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가 없다는 것이었다. 프리킥이든 코너킥이든, 전담해서 킥을 맡아줄 적임자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득점이 부족했으나 특히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한 것은 소위 ‘택배’ 크로스가 없었던 영향도 적잖다. 직접 골문을 노리던 과감한 프리키커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기성용이라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의 가세는 천군만마와 같다.
브라질의 수준을 생각할 때 우리가 필드 플레이로 골문을 열 수 있는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객관적으로 전력이 다소 떨어지는 팀이 강팀의 골문을 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바로 세트피스다. 움직일 때보
그래서 또 기성용이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현재 대표팀의 모든 자원을 통틀어 기성용만큼 정확하고 날카로운 킥을 보유한 선수는 없다. 기대가 크다. 기성용이 돌아왔다. 이제 홍명보호에도 데드볼 스페셜리스트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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