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경기 분위기를 장악하기 위해 누가 먼저 선취점을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때문에 출루율이 높으면서도 발이 빠른 타자들로 구성된 테이블세터의 역할이 크다.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1번 타자는 거의 고정적이었다. 2번 타자에서는 변수가 있었으나, 재치 있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기용돼 어느 구단과 맞붙어도 부족함이 없었다. 막상막하인 전력을 가진 넥센과 두산은 이번 준 플레이오프에서도 변동 없이 톱타자를 기용해 2번에서 공격을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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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과 두산은 8일 목동 준플레이오프에 톱타자로 서건창과 이종욱을 내세울 것으로 예고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서건창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빠른 발이다. 출루하면 호시탐탐 다음 베이스를 노린다. 상대 투수들은 서건창을 의식해 실책을 범하기도 한다. 심리싸움에서도 우위인 셈이다. 또한 1루타를 발로써 2루타를 만드는 능력은 팀 득점권을 획득하는데 큰 작용을 하고 있다.
넥센의 2번 타자로는 외야수 문우람이 나설 확률이 높다. 문우람은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리 출루율 3할7푼3리 장타율 4할2푼6리를 기록했다. 그리 발이 빠른 주자는 아니다. 하지만 장타력이 있어 만약 앞선 타자가 출루했다면 경기 시작과 동시에 그대로 홈으로 불러들일 수 파괴력을 가졌다.
이외에도 내외야를 아우를 수 있는 서동욱과 달리기에는 일가견이 있는 외야수 장기영이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가을야구 경험이 있는 베테랑 송지만까지 합류할 예정이기에 장타력을 높인 테이블세터를 구성해 1회부터 팀 득점을 올리는 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두산의 1, 2번은 상황에 따른 변화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화수분 야구라 불릴 만큼 탄탄한 전력을 보유한 두산인 만큼 테이블세터진도 막강한 화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테이블세터의 중심에는 톱타자 이종욱이 버티고 있다. 올 시즌 3할7푼의 타율과 3할6푼9리의 출루율을 기록한 이종욱은 시즌 중반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음에도 조기 복귀로 팀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선두타자로 나서 타선의 포문을 여는 역할은 물론 루상에서는 빠른 발로 상대 마운드를 흔들어 중심타선의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이종욱의 존재는 두산이 특유의 발야구를 현실화 시키는 기폭제였으며 이종욱의 출루는 두산의 득점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두산의 전력은 막강하다. 폭 넓은 선수층을 보유한 두산은 이종욱이 부상으로 인한 빈 자리를 완벽하게 채웠었다. 이 시기 두산은 정수빈 민병헌 오재원 등이 두루 투입되며 테이블세터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모두 호타준족을 자랑하는 선수들로서 타순을 가리지 않는 활약으로 상대의 수비진을 공략하는 선봉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의 테이블세터는 충분히 위력적인 공격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수 양의지를 제외한 타선 전반이 3할 전후의 타율과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
여기에 확고부동한 1번 타자 이종욱이 버티고 있는 한 두산 상위타선의 예기는 그 어느 투수가 상대하더라도 저지하기 힘든 전력이다.
우위를 가를 수 없는 테이블세터 구성으로 넥센과 두산의 발야구가 더 기대된다. 이들의 맞대결은 8일 목동구장에서 오후 6시부터 펼쳐진다.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