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K리그 클래식 14개 팀 중 최근 승률이 가장 좋은 클럽은 어디일까. 4일 부산을 꺾고 리그 선두로 뛰어오른 울산? 리그와 ACL에서 좀처럼 패하지 않고 있는 FC서울? 둘 다 아니다. 주인공들은 상위그룹이 아닌 하위그룹에 있다. 성남과 제주가 답이다.
최근 6경기에서 성남과 제주는 공히 5승1패로 승점 15점을 쓸어 담았다. 6경기에서 13점을 획득한 4승1무1패의 울산보다 앞선다. 아쉽게 하위그룹으로 떨어져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거두고 있는 호성적이라 더 박수가 향한다.
성남시가 구단 인수를 결정하면서 새로운 희망의 빛을 본 성남이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과연 자축은 가능할까. 사진= 성남일화 제공 |
경기력적인 기세는 제주가 좀 더 낫다. 지난 8월28일 부산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둔 뒤 대전 대구 대전 전남을 모두 제압하고 가파르게 내달리고 있다. 6월부터 8월24일까지, 2승4무5패에 그쳤던 참담했던 한 여름 성적을 감안한다면 찬바람이 보약이다. 만약 상승세 시기가 조금만 앞당겼다면 충분히 상위 스플릿에서 잔여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전력이다. 그 아쉬움을 똘똘 뭉쳐 극복하고 있는 박경훈 감독과 제주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번 상대 성남은 만만치가 않다. ‘기세’라는 측면에서는 제주 이상이다. 아니, 오히려 더 신바람이 난다. 갈 곳이 없어질 수도 있던 암담한 상황에 있다가 새로운 빛줄기를 보았다.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던 구단을 성남시가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희망이 생겼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2일 오후 성남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시간 논쟁, 대립, 갈등이 있었다.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된 것 같다. 시민의 뜻을 담아 성남일화 축구단을 성남시가 인수하겠다. 성남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겠다”고 공표했다.
모기업 통일그룹이 손을 떼고, 14년간 함께 했던 연고지 성남시도 등을 돌릴 의사를 밝히면서 인수의사를 어느 정도 밝혔던 안산시와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던 성남 구단이 비로소 한숨을 돌리게 된 의미 있는 날이었다.
결국 제주전은 ‘새 삶’을 약속 받은 이후 성남이 첫 경기다. 선수들도 팬들도, 필드 위에서 내일의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이정표 같은 경기다. 어려운 결정을 내릴 이재명 성남시장도 경기장을 직접 찾아 시민들과 새로운 출발을 즐긴다는 계획이다. 그
유일한 희망이었던 FA컵 결승진출이 좌절된 뒤 그야말로 절치부심으로 정규리그에 집중하고 있는 제주의 6연승일지, 아니면 새로운 빛을 본 성남의 내일의 비전을 팬들과 말할 수 있을지, 늘 상위스플릿에만 집중됐던 팬들의 관심이 6일 오후에는 탄천으로도 향한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