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조지아 애틀란타) 김재호 특파원]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승리에 환호하는 이가 있으면, 패배에 좌절하는 이가 있기 마련이고, 삼진을 잡고 환호하는 투수가 있으면 땅을 치며 아쉬워하는 타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시즌 누구보다 쓰디쓴 눈물을 삼켰을 ‘굴욕의 1위’들을 소개한다.
삼진 1위 – 크리스 카터(휴스턴)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1루수 크리스 카터는 이번 시즌 타석에서 가장 많은 삼진을 당했다. 30개 구단 타자 중 유일하게 200삼진을 돌파했다. 100패를 돌파한 리그 최약체 휴스턴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대가다. 삼진도 많았지만, 홈런(29개) 타점(82타점) 모두 팀에서 가장 많이 기록했다.
이 부문 기록은 홈런 타자들의 전유물이다. 53개로 메이저리그 홈런 1위를 기록한 크리스 데이비스가 199개로 2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아담 던(시카고 화이트삭스, 189개), 마이크 나폴리(보스턴, 187개), 페드로 알바레즈(피츠버그, 186개)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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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터는 29개의 홈런을 위해 212개의 삼진을 당했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
도루 실패 1위 – 스탈링 마르테(피츠버그)
피츠버그의 1번 타자로 활약한 스탈링 마르테는 이번 시즌 15차레 도루 실패를 기록했다. 시도가 많았던 만큼 실패도 많았다. 56차례 도루 시도 중 15번을 실패하며 41도루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휴스턴의 호세 알튜브가 13개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밀워키의 테이블 세터인 아오키 노리치카와 진 세구라는 각각 13개, 12개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의 마이클 본, 샌디에이고의 에버스 카브레라도 12개를 기록했다. 신시내티의 추신수도 11개의 도루 실패를 기록했다. 자신의 시즌 최다 기록이다.
병살타 1위 – 맷 할리데이(세인트루이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찬물왕’은 세인트루이스의 맷 할리데이다. 31개의 병살타를 치며 동료들이 차린 밥상을 엎었다. 문제는 이것을 단순히 운이 없었다는 것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2010년 이후 3년 만에 시즌 타율 3할을 회복했지만, 홈런이 22개에 그쳤고, 장타율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4할대에 머무는 등 하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애리조나의 마틴 프라도가 29개, 캔자스시티의 빌리 버틀러가 28개로 그 뒤를 이었다. 세인트루이스의 데이빗 프리즈와 애리조나의 폴 골드슈미트도 25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며 오점을 남겼다.
최다 실책 1위 – 페드로 알바레즈(피츠버그)
타구가 많이 가는 3루수, 유격수 포지션의 선수들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한 이는 피츠버그의 주전 3루수 페드로 알바레즈. 이번 시즌 27개의 실책을 기록, 2위 그룹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36개로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와 함께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아치를 쏘아올렸지만, 수비에서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
시카고의 두 유격수, 컵스의 스탈린 카스트로와 화이트 삭스의 알렉세이 라미레즈도 2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카스트로는 인필드 플라이를 잡은 뒤 한눈을 팔다가 주자의 득점을 허용, 다음 이닝에서 교체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두 내야수, 라이언 짐머맨과 이안 데스몬드도 21개, 20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패전 1위 – 에드윈 잭슨(시카고 컵스)
선발 투수로서 18승을 하기도 어렵지만, 18패를 하기도 어렵다. 시카고 컵스의 선발 투수 에드윈 잭스은 이번 시즌 그 대업을 이뤘다. 이번 시즌 31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와 175 1/3이닝을 팔아프게 던졌지만, 8승 18패 평균자책점 4.98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타선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워낙 불안했다. 31번의 등판 중 무실점으로 마친 경기가 한 차례에 불과했다. 스스로 이번 시즌이 힘든 시즌임을 인정했을 정도였다.
휴스턴의 루카스 하렐이 17패로 그 뒤를 이었다.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그는 19경기에서 6승 13패 평균자책점 5.04로 고전했고,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패를 더했다. 하렐은 이번 시즌 88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메이저리그 최다 볼넷 허용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시애틀의 조 사운더스도 32경기에 선발 등판, 그 중 절반에 해당하는 16경기에서 패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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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을 모두 선발투수로 보낸 에드윈 잭슨은 18패를 기록했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
피홈런 1위 – A.J. 그리핀(오클랜드)
이번 시즌 최고의 ‘홈런 공장’은 오클랜드의 A.J. 그리핀이다. 32경기에 선발 등판, 200이닝을 꽉 채우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한 그는 36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한 경기에서 최소 한 개 이상은 얻어맞았다는 얘기다. 파크 펙터가 투수에게 유리한 O.co 콜리세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많은 홈런을 허용했다. 한 경기에서 3개의 피홈런을 허
이번 시즌 토론토로 이적한 R.A. 디키가 피홈런 35개로 간발의 차로 2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의 폼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며 매 경기 난타를 허용한 결과다. 볼티모어의 크리스 틸만이 33개, 신시내티의 브론슨 아로요가 32개, 캔자스시티의 제레미 구트리에가 30개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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