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은 루키로서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LA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류현진의 3선발 등판도 확정된 분위기다. 정말로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한해였고, 당장 가을과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류현진이다.
▲ 체력부담-생소한 환경-압박감 이겨낸 ‘슈퍼’ 류현진
미국 현지에서 키워진 투수가 아닌 한국에서 건너온 신인 투수가 14승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다. 적응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의 성적을 냈다면 내년에는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만하다.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환경이 전혀 다른 메이저리그서 성공적으로 적응했다는 점과 심리적인 압박감을 이겨냈다는 것이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기술적인 접근을 더한 부분도 효과를 봤다.
![]() |
류현진이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첫 해 시즌을 마쳤다. 놀라울 정도로 완벽했던 류현진이지만 내년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사진(미국, 로스엔젤레스)=한희재 특파원 |
무엇보다 올해 류현진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은 심리적인 압박감을 이겨내고 자신의 투구를 했다는 점이다. 한국 출신의 유일한 투수로서 첫해 메이저리그를 경험했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 호투의 첫 번째 원동력이다. 단언컨대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자신감이 결여됐다면 제 능력의 50%밖에 발휘 할 수 없다. 1회 실점 징크스도 있었고, 천적이나 몇 가지 문제점들은 있었지만 그것은 전체 맥락에서 보면 일부분이고 보완할 수 있는 문제다. 한국에서의 스타일에서 크게 변화를 하지 않고 똑같은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는 점이 올해 호성적의 가장 큰 핵심이다. 특히 결과만 드러나는 다승과,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는 꾸준함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승리는 운도 많이 작용한다. 거기에 개인의 결과지만 야수들과 구원투수들의 도움, 벤치의 믿음이 없다면 절대 거둘 수 없는 것이다. 투수가 초반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은 1년 중 언제나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런면에서 안정감과 경쟁력 모두에서 확실한 믿음을 줬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들과 코칭스태프 또한 믿음을 가지고 경기를 펼쳤고, 그 결과가 다승으로 나타났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인 부분이다.
▲ 자만심 떨쳐내고 공부한다면 내년 활약 ‘충분’
올해 류현진은 여러 심리적인 부담감과, 다양한 상황들을 직접 체험했다. 그런 부분에서 그것들을 보완하고 내년 시즌을 치른다는 점에서 많은 긍정요소를 찾을 수 있다. 반대로 그만큼 보완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위 말하는 2년차 징크스라는 것이 있다. 올해 류현진의 선전에는 상대쪽에서도 데이터 기록이 없고, 생소했다는 부분도 분명히 작용했다. 상대가 나를 파악하고 들어온다는 점에서, 역으로 류현진 또한 팀의 도움을 받아 상대 타자들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특히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루키 시즌 깜짝스타로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수많은 별들을 우리는 익히 보아왔다. 메이저리그는 개인적인 생활 부분에서 한국에 비해 훨씬 자유롭고 통제가 없다. 개인적인 생활도 철두철미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런 관리들이 현재 류현진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려면 더욱 많은 노력과 절제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올해 류현진은 루키로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거기에서 자만심이 충분히 생겨날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그래야 올해 루키로서의 성적이 퇴색되지 않고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내년에도 부상이 없다면 올해 정도의 성적은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적응의 문제도 자신에게 달린 것이다. 구질면에서 올해 류현진은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적극적인 주문으로 커브 사용 빈도를 높였다. 구질의 구사능력은 있었지만 한국 무대서는 활용도가 적었던 커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효과를 봤다. ‘낙차 큰 커브가 필요하다’는 다저스 코칭스태프의 판단은 결국 정확했다. 류현진이 본인의 투구를 하면서도 주위의 조언을 들으며 더욱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 흔들리지 않는 류현진, PS활약 충분
포스트시즌 등판은 페넌트레이스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지금 포스트시즌 3선발이 거의 확정적인 분위기인데, PS는 3선발까지만 선발의 개념이다. 4,5선발은 단기전에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면에서 류현진이 가지는 부담감은 상당히 많을 것이다. 큰 경기이고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타이트한 상황의 등판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올해 보여준 모습과 평소의 부담감을 이겨내는 스타일을 본다면 무난히 적응할 것이다. PS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투구를 펼쳐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페넌트레이스에서의 투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한화 소속으로 PS경험이 많지 않지만 많은 국제대회서 활약한 만큼 부담은 크지 않으리라 본다. 일단 PS 데뷔전을 홈에서 치르는 것은 긍정적이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선수들이라도 포스트시즌 같이 열광적인 홈팬들의 성원이 쏟아지는 원정 분위기서는 흐름이 바뀌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 그런 면에서 원정경기서 등판하게 된다면 그런 분위기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다.
[전 LG·삼성 투수코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