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표권향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구단 창단 이후 6년 만에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 넥센이 가을 야구에 초대받은 데에는 팀에서 그림자 역할을 한 주장 이택근(33)의 영향이 컸다.
넥센은 28일 잠실 LG 트윈스를 꺾고 LG-두산-삼성에 이어 마지막 가을 야구행 티켓을 획득했다. 이날 경기 후 더그아웃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환호성을 질렀고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그 가운데 이택근은 조용한 미소로 선수들과 악수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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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근은 28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처음 주장을 맡은 해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돼 선수들에게 고맙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팀 주장으로서 이택근의 어깨가 무거웠다. 당시 흔들린 경기력으로 자칫 선수단의 기강이 무너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분위기 쇄신이 가장 시급했다. 이택근은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기보다 거리낌 없이 대화로 선후배 간의 벽을 허물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선수들 컨디션도 직접 챙겼다. 특히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어려운 어린 선수들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경기 전 훈련으로 인해 몸 상태에 무리가 있을 선수들을 파악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기 중 이택근의 적극적인 플레이는 팀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됐다. 이택근은 올 시즌 118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9리 9홈런 65타점을 기록하며 팀에서 가장 많은 도루(28개)를 성공했다. 그러나 부상 경험이 있는 이택근이기에 염경엽 감독의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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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주장직을 맡은 이택근은 자주 선수들과 대화하며 원만한 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의 페넌트레이스 최종 목표는 2위다. 이택근은 “앞으로 2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담담하다. 즐기고 싶은데 아직 6경기가 남았다”라며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자신
이택근의 리더십은 선수들을 단합시켰다. 매 시즌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 했던 넥센은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똘똘 뭉쳐 힘든 고비를 넘겼다. 대화와 소통으로 강한 조직력을 이룬 넥센은 이제 정상을 노리고 있다.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