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또 비오면 욕 나올 정도로 짜증나죠.”
염경엽(45) 넥센 히어로즈 감독의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둔 푸념이다.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에도 순위가 결정되지 않은 답답함을 토로한 것. 특히 주말 비 예보 때문에 감정이 더 복받쳤다. 김기태(44) LG 감독도 동병상련이다. 김 감독은 “비만 안 왔으면 좋겠는데…”라고 순위 결정이 자꾸 미뤄지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28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김기태 LG 감독이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LG는 1위가 아니더라도 2위를 확정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불안함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에도 시즌 막판까지 1, 2위 순위 싸움을 한 적이 없다”며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져 매경기가 중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힘들어도 복이라 생각한다. 결과에 따라 준비는 다 해뒀다”고 말했다.
넥센은 아직 포스트시즌 확정도 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서 이기면 자력으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 염 감독은 “뭐 하나도 확정이 안된다”며 “10경기 이상을 남겨놓고 매경기 이렇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하위 팀들도 팬들을 위해 베스트로 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했다.
염 감독은 당장 포스트시즌이 걱정이다. 3,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마지막까지 순위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2위도 하지 못하면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눈앞에 2위가 보이는데 승부를 하지 않을 수도 없다”며 “일요일도 비가 와서 연기되면 5연전이 6연전으로 바뀐다. 그러면 정말 짜증나는 것”이라고 했다.
LG와 넥센 모두 이번 주말 3연전 결과에 따라 남은 정규시즌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3연전이 중요하다. 모두 승리를 하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준비를 해뒀다”고 했고, 염 감독도 “주말 경기 결과에 따라 박빙으로 승부를 계속 해야 할지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할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치열한 순위 싸움에 웃지도 웃을 수도 없는 두 감독의 비애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염경엽 넥센 감독의 입술이 바짝 마르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