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9월28일을 손꼽아 기다렸던 팀들이 많다. 경찰축구단 선수들이 전역을 명받고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14명이나 ‘민간인’ 신분이 된다.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이 수원으로 돌아가고, 양동현이 부산의 선봉장으로 나선다. 배기종은 특유의 빠른 발로 제주에 활력을 불어넣을 참이다.
워낙 굵직한 선수들이기에 원 소속팀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선두싸움을 펼쳐야하는 수원에서도, 아직 ACL 진출권을 포기하지 않은 부산에서도 ‘천군만마’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진짜 천군만마는 강원FC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반전이 절실한 강원FC로 ‘괴물’ 스트라이커가 컴백한다. 골 가뭄에 허덕이는 강원 입장에서는 정말 단비 같은 소식이다. 김영후가 돌아온다. 정말 간절할 때 필요한 자원의 복귀다.
김영후의 복귀는 강원 입장에서 천군만마와 같다. 상황이 너무 절박한 강원에게 김영후는 희망이다. 김영후로서도 절실하다. 팀을 구하지 못하면, 자신도 또 2부에 가야한다. 사진= 강원FC 제공 |
내셔널리그라는 우물은 너무 작았던 김영후는 2009년 신생 강원FC의 러브콜을 받아 K리그로 입성했다. 당시 김영후를 바라보는 시선은 반신반의였다. 과연 최상위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인가 궁금함과 함께 우려가 적지 않았다. 결과는 ‘문제없음’으로 끝났다. 2009년 신인왕은 늦깎이 김영후였다. 30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넣었고 8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괴물은 K리그에서도 통했다.
어느덧 서른 줄에 접어든 공격수이지만 괴물의 파괴 본능은 여전하다. 경찰축구단 소속으로 K리그 챌린지에서 뛴 올 시즌, 김영후는 23경기에서 10골3도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경찰축구단이 25라운드 현재 K리그 챌린지 선두를 질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영후의 공이 적잖았다. 득점 1위 염기훈(11도움)이나 팀 내 득점 1위 양동현(11골) 버금가는 기여도였다.
비록 리그 수준의 차이는 있으나, 여전히 준수한 결정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영후이기에 김용갑 강원FC 감독의 기대가 적잖을 것이다. 지금까지 단 2승(10무16패)에 그치고 있는 강원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빈약한 공격력이다. 28경기에서 뽑아낸 골이 19개에 불과하다. 전북은 52골을 넣었다. 1/3에 그치니, 이쯤이면 심각한 수준이다. 이기고 싶어도 이길 수가 없었다.
지쿠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공격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쿠의 6골은 전체 득점 순위 20위권 밖이니, 실상 고군분투라는 표현도 적절하지는 않다. 요컨대, 전방에 변화가 절실했던 강원이고 따라서 김영후의 복귀는 정말 천군만마다.
28일 전역하는 김영후는 곧바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단두대 매치’라 불리는 28일 대전 원정에는 뛸 수 없으나 이후 경기부터는 가
현재 강원은 14개 팀 중에서 13위(승점 16)다. 최하위 두 팀은 내년 K리그 챌린지로 떨어진다. 김영후로서는 2부리그를 탈출하자마자 다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운명 공동체다. 한 배를 탔다. 팀을 구하지 못하면 자신도 다시 떨어져야한다. 절박한 것은 팀이나 자신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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