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피살에 양 팀 감독들 "경기는 경기로 즐겨야"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두 팀의 수장이 안타까운 생명의 죽음에 한 마음이 됐다.
두 팀의 원정 3연전 중 2차전 경기가 열린 지난 26일(한국시간), 경기가 열린 AT&T파크 인근 골목에서 올해 나이 24세인 조나단 덴버가 양 팀 팬 사이의 다툼 중에 칼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덴버는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 아버지, 형제, 여자친구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를 찾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의 아버지가 다저 스타디움에서 경호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LA다저스 선수단이 27일(한국시간) 경기 전 전날 피살된 다저스 팬 조나단 덴버를 위해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美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한희재 특파원

1958년 뉴욕에서 함께 서부로 연고를 옮긴 두 팀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라이벌 관계다.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원정 팀에 대한 야유가 그치질 않는다. 그럼에도 양 팀 팬들은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이 서로 다른 팀 옷을 입고 응원하는 장면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만큼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다. 지난 2011년 LA에서 샌프란시스코 팬이 다저스 팬들의 집단 구타로 뇌사 상태에 빠진 이후 또 한 번의 비극이 벌어졌다.
돈 매팅리와 브루스 보치, 양 팀 감독도 이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드러냈다. 매팅리는 “요즘에는 어디서나 그런 일이 무분별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보치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라이벌 관계는 필드에서만 유지되어야 한다”며 팬들에게 부탁했다. 매팅리도 “이것은 단순히 게임이다. 결과에 대한 마음은 경기장에 남겨둬야 한다”며 이에 동조했다.
한편, 양 팀은 27일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사망한 덴버와 그의 가족들을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샌프란시스코 장내 아나운서는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와 상관 없이 모든 팬들을 존중해야 한다”며 팬들에게 성숙한 응원 문화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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