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피겨여제’ 김연아(23)가 ‘발목부상’이라는 암초에 걸렸다.
당장 다음 달 예정됐던 그랑프리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 2월 소치올림픽 금메달 전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6일 “김연아가 훈련 중 오른쪽 발등에 통증을 느껴 검사를 받은 결과 중족골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연아 측 예상으로는 부상을 치료하는 데 약 6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10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국제빙상연맹(ISU) 2013~2014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와 캐나다에서 열리는 5차 대회를 건너뛰어야 하는 일정이다.
다행히 마지막 목표로 삼았던 소치올림픽 출전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이다. 깁스를 할 정도의 부상은 아니며 가벼운 재활로 3~4주간의 치료를 거치면 6주 정도 뒤에는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중족골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2개의 그랑프리 시리즈에 불참하게 됐다. 소치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경기력에 심각한 타격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선수 생활 이후 무릎 허리 고관절 등 부상에 지속적으로 시달려 왔지만 국민의 성원과 국내 피겨스케이팅의 발전을 위한 금자탑을 위해 다시 한번 고난의 길을 선택한 것.
최근 공개한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의 삽입곡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Clowns)’의 쇼트프로그램과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에 맞춘 프리스케이팅은 “김연아 외에는 소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고난이도의 기술과 표현력이 필요한 내용이었다.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첫 선을 보여 세계 피겨 팬들에게 ’피겨여제‘의 건재함을 과시할 예정이었지만 강도 높은 훈련의 누적이 이를 불가능하게 했다.
김연아 측은 “뼈에만 멍이 든 정도의 상태라 재활을 마친 뒤 기량을 회복하는 데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상 재발우려, 훈련 스케줄의 중단, 경기감각 하락 등의 악재는 불가피하게 됐다. 여름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훈련이 한순간에 중단 된 것은 경기력 향상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고 점프 감각을 되찾기 위한 재활기간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된 오른발은 피겨경기에서 사용되는 악셀, 살코, 루프, 플립, 러츠, 토루프 등 6가지 점프의 중심이 되며 착지할 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부위이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더불어 하나의 점프 및 프로그램을 소화하기위해 수 천 번의 연습을 수행하는 김연아의 완벽주의를 감안하면 부상의 재발도 간과 할 수 없는 사안이다.
아쉽게도 김연아의 그랑프리 출전을 통한 새 프로그램의 점검 및 경기감각 향상은 물거품이 됐다. 곧바로 본 게
마지막 시즌이라는 각오로 준비해 온 최고의 프로그램을 점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안타깝지만 지금은 부상회복에 중점을 둬야 할 때로 보인다.
고난을 극복하고 피겨요정에서 피겨여왕 피겨여제를 거쳐 영원한 피겨전설에 도전하는 김연아의 또 다른 프로그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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