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LG 트윈스의 첫 경기는 냉혹했다. 경기 전후 선수들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숙원을 이룬 가을야구 축제에 대한 어떤 감정도 감지할 수 없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전과 다름없는 차분함과 끝나지 않은 시즌에 대한 의지만 있었다. 냉정과 열정 사이다.
지난 25일 LG-한화전을 앞둔 대전구장 3루 더그아웃. LG의 분위기는 페넌트레이스 여느 경기와 다르지 않았다. 이틀 전 가을야구를 확정한 LG의 분위기로는 꽤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사실 지난 22일 마산서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가을야구 티켓을 따냈을 때도 그랬다. 지난 2002년 이후 10년의 암흑기를 끝낸 순간이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분위기는 차분했다.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이후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LG의 포스트시즌 감흥이 적었던 것은 시즌 막판 분위기 때문이다. LG는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1경기차 뒤진 2위였다. 시즌 막판 선두 쟁탈전을 하며 사실상 가을야구는 일찌감치 확정을 지은 상태였다. 눈높이가 달라져 있었기 때문에 감동도 덜했다.
LG 최고참 투수 류택현은 “그날(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일) 이후 선수단 분위기는 달라진 것이 없다.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만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또 삼성 시절 가을야구를 수없이 경험했던 투수 정현욱도 “솔직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한 것에 큰 느낌은 없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그런 것 같다. 시즌 막판 극적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은 오래 전에 정해진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느끼는 선수단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확정 이후 선수단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LG는 이날 한화에 1-8로 완패했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 10승3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갖고 있던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당한 패배는 충격이었다.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도 2경기로 벌어졌다. 남은 7경기에서 삼성보다 3승을 더해야 페넌
김 감독도 남은 시즌 여러 상황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1, 2, 3안까지 준비는 다 되어 있다”며 "순위가 결정되면 우리 훈련도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냉정하게 준비한 2안을 꺼내 들 때가 다가오고 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