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25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에스테그랄(이란)의 ACL 4강 1차전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대회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3년 아시아 클럽 최고봉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는 만큼 양 팀의 각오는 비장했다.
8강에서 부리람유나이티드를 제압하고 4강에 진출한 에스테그랄은 태국 원정을 마친 뒤 이란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주 금요일이었던 20일 오전에 입국, 일찌감치 적응훈련을 실시하면서 전의를 다졌다.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기자회견에 임한 아메르 갈레노이 감독은 “분명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FC서울은 조직력이 좋은 팀이고 공수의 밸런스가 뛰어나며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팀”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내비친 뒤 “하지만 에스테그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계속 전력이 상승되고 있다. 1차전이 서울에서 열리고 2차전이 테헤란 홈이다. 두 경기를 다르게 운영할 생각이다”는 말로 서울을 꺾고 결승에 오를 대비가 충분히 되어 있다는 뜻을 전했다.
1-2차전을 다르게 임하겠다는 의미에 대한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갈레노이 감독은 “물론 전술을 다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원정은 골을 넣는 경기를 할 것이며 홈에서는 실점하지 않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원정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대회 방식을 감안한 것이다. 테헤란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이란 특유의 ‘침대축구’가 나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한다.
FC서울과 에스테그랄이라는 클럽의 대결이지만, 대한민국과 이란의 ‘미니 A매치’ 성격도 띄고 있는 만남이다. 양 팀 수도(서울-테헤란)를 연고로 하고 있으며, 국가대표팀 선수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아무래도 느낌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갈레노이 감독은 그 부분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일단 갈레노이 감독은 “내가 기억하는 한국축구는 늘 조직력과 정신력이 좋은 축구를 구사한다. 월드컵에 매번 나가고 유럽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많다”고 칭찬한 뒤 “하지만, 현재는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는 말로 근래 한국의 좋지 않은 상황을 꼬집었다. 그러나, 결국 큰 도발은 자제했다.
갈레노이 감독은 “축구란 양국을 잇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때 이기고 지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이란이 이길 수도 있고 한국이 이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일 경기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길 희망한다는 것이다”는 말로
결승 진출권을 놓고 홈&어웨이로 진행되는 FC서울과 에스테그랄의 준결승은 25일 서울에서 1차전을 치른 뒤 10월2일 이란 테헤란에서 2차전을 진행한다. FC서울로서는 25일 안방에서의 경기가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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