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사자군단이 파죽지세의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위기의 순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다시 되살려낸 강팀의 DNA다.
완벽한 회복이다. 지난 14일 삼성은 LG 트윈스에 2.5경기 차 뒤진 2위에 머물렀다. LG는 4연승 포함 9월 7승3패 삼성은 9월 3승6패로 분위기 또한 현저하게 달랐다. 삼성은 내용에서도 팀타율과 팀평균자책점의 상징적인 투타지표도 모두 LG에게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선3위 두산 베어스와 4위 넥센 히어로즈에게까지 2경기 이내로 쫓기는 상황.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공백까지 겹쳐진 분위기상 좀처럼 반등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삼성은 이후 보란 듯이 6연승을 달려 순위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보다 고무적인 것은 내용이다. 6경기 동안 삼성은 차우찬(2승), 배영수, 장원삼, 윤성환 4명의 선발 투수들이 5승을 거뒀다. 비록 18일 오승환의 블론세이브가 있긴 했지만 3개의 홀드와 4개의 세이브가 나오는 구원진의 마무리 과정도 깔끔했다. 6경기 평균자책점은 3.00으로 완벽하게 최강 마운드의 위용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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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강팀의 DNA를 찾았다. 사진=MK스포츠 DB |
마운드의 분전이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였다면 타선의 재점화는 기대 이상의 내용이다. 삼성은 배영섭, 조동찬, 채태인, 진갑용 4명의 주전 선수들이 빠진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빈공에 시달렸다. 거기에 박석민, 이승엽 등의 중심타자들도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
하지만 기존 선수들이 위기설을 비웃듯 펄펄 날았다. 선봉장은 박석민, 박한이, 정형식이다. 박석민은 지난 6연승 동안 타율 4할2푼6리(26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1홈런 11타점 4득점을 쓸어담았다. 최근의 슬럼프도 씻어내는 동시에 최형우가 잠깐 주춤하고 이승엽이 결장한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는 활약이다.
정형식 또한 배영섭이 빠진 톱타자 공백을 완벽하게 채워주고 있다. 지난 10경기서 타율 4할(40타수 16안타)로 1홈런 13득점 11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톱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단타만 많이 쳐낸 것도 아니다. 2루타 4개, 3루타 1개, 홈런 1개로 안타 16개 중 무려 6개의 장타를 쏟아내며 타선의 지뢰밭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장외 타격왕’ 채태인의 완벽 복귀다. 채태인은 지난 18일 포항 NC전서 8회 극적인 대타 동점 적시타를 날려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데 이어 복귀 이후 4경기서 타율 6할3푼6리(11타수 7안타)의 ‘미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2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6타점을 쓸어담는 등, 삼성이 목말라 있었던 해결사로서의 모습도 완벽히 뽐내고 있다. 약해졌던 삼성 중심타선의 무게감은 채태인의 가세로 묵직해졌다. 한달 이상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활약이다.
박한이의 존재감은 마치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중요한 순간 다시 빛나고 있다. 지난 21일 넥센전서 결승타를 쳐내는 등 6연승 동안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19일 두산전에서는 13년 연속 100안타 이상이라는 영광스러운 기
투타의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며 좀처럼 패배하지 않는 것이 지난 몇 년 동안의 삼성의 팀컬러였다.흔들리지 않는 성(城)의 위용. 그것이 삼성에게 새겨진 DNA였다. 시즌 막바지 삼성이 강팀의 색깔을 완벽하게 찾았다는 것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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