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프로야구단의 페넌트레이스가 10경기 미만으로 남아있는 현 시점에서도 상위 4개팀의 순위경쟁은 치열함 그 자체다. 1위 삼성과 4위 두산의 승차는 겨우 2.5게임. 향후 경기 일정을 감안하더라도 4개팀 모두에게 페넌트레이스 1위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예년 같으면 지금 쯤 각 팀들은 순위싸움을 끝내고 포스트시즌에 대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을 시기나 올 시즌 특유의 상위권 순위 경쟁은 막판으로 갈수록 혼돈스러운 양상을 띠고 있다. 4강 중 어느 한팀도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삼성부터 두산까지의 4개 팀은 순위를 유지 혹은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총력전과 전력보호의 무게감을 저울질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총력전을 펼쳐 1,2위로 시즌을 끝내는 것과 전력을 아껴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는 것. 둘의 무게감을 비교할 경우 한국시리즈 우승의 가능성은 전자가 절대적으로 높다.
남은 경기에서 일정부분 소모전을 펼친다 하더라도 순위 결정에 최우선적인 중점을 두어야 하는 이유다.
물론 선수 소모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 부상 선수의 합류도 무리한 선택이다. 총력전을 펼치더라도 1,2위를 차지하지 못할 경우의 데미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전력을 최대한 투입해 승수를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할 시점이다.
포스트 시즌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은 페넌트레이스와 성격 자체가 다르며 1,2위로 시즌을 끝냈을 경우 얼마간의 휴식기간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 LG 넥센 두산 등 상위 4개 팀은 선발 로테이션부터 5선발 및 4선발 체제를 유지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1,2선발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을 불펜으로라도 투입한다는 각오로 승기를 굳히는 것이 중요하다.
2.5게임차의 치열한 접전에서 남은 일정 중 느슨하게 임할 경기는 단 하나도 없다. 다음 경기를 위해 전력을 아껴둔다는 전략은 성공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다. 모든 일정을 포스트 시즌에 유리하도록 순위 싸움을 펼치는 데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상위 4개팀 장단점 비교
LG 트윈스
우위를 가늠할 수 없는 4개 팀이지만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봐서는 LG의 상승세가 무섭다. 쉽게 무너지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경기 경험을 놓고 봤을 때 부족한 면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투타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꾸준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배영섭이 사구로 부상을 당하긴 했으나 타선은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경험이나 스펙 면에서 가장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통의 우승후보로서 감내해야 할 부담감이 코칭 스텝 및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4개 팀중 가장 부담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 초 4강 목표가 있었고 몇 년 전부터는 전력을 보강했기에 4강 가능성이 점쳐 지기도 했다. 그러나 우승 문턱까지도 가본 경험이 없다는 것은 LG와 함께 이겨내야 할 사안이다.
두산 베어스
두산은 꾸준히 4강에 들어온 삼성 다음으로 탄탄한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 부상선수가 합류하기 시작한 것도 간과하기 힘들다. 10월 초까지 어느 정도 부상선수 조율이 가능할지가 우승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훌륭한 선수들 사이에서 경기를 책임질 정도로 중심을 잡을 선수가 없다는 것은 또다른 문제점이다.
[전 LG·삼성 투수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