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독일 마인츠) 이상철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마인츠-레버쿠젠전이 열린 코파스 아레나에는 2만8617명이 자리를 채웠다. 수용 규모 3만4034명을 꽉 채운 건 아니지만, 열띤 응원으로 열기를 꽉 채웠다. 이 가운데에는 박주호(마인츠)와 손흥민(레버쿠젠)을 응원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고 찾아온 한국 축구팬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국가별로 정확하게 일일이 관중을 집계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건 1주일 전 레버쿠젠-볼프스부르크전에 비해 한국인의 발걸음은 뜸했다. 그래도 아예 없지는 않았다. 적어도 4명은 3번째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것으로 여겼던 현장을 방문했다.
열심히 응원을 한 한국 축구팬 4명은 경기장 본부석 출입구에서 박주호와 손흥민의 사인을 받기 위해 애타게 기다리기도 했다. 직업도 다양했다. 유학생부터 회사 출장자, 휴가를 내 유럽 여행을 온 이까지 다양했다.
축구가 정말 좋아 영국 등으로 2주간 유럽 여행을 한 신성욱씨는 마지막 행선지로 마인츠를 결정했다. 박주호와 손흥민의 맞대결을 보고 싶어서였다. 대학교 친구인 정다슬씨는 독일에서 5년째 유학 중인데, 멀리서 온 친구를 위해 함께 방문했다.
21일 마인츠-레버쿠젠전을 관전하기 위해 코파스 아레나를 방문한 신성욱(왼쪽)씨와 정다슬씨. 이날 경기장에서 보인 몇 안 되는 한국인이었다. 사진(독일 마인츠)=김영구 기자 |
다른 이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한 여성팬은 레버쿠젠의 경기를 보고 팬이 됐다면서 손흥민을 눈앞에서 보기 위해 60유로를 지불하기도 했다.
5골이 터지는 화끈한 축구를 지켜봤지만, 하나같이 못내 아쉬움이 더 컸다. 기대를 했고, 그리고 두 눈으로 보고 싶었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게 퍽 아쉬웠다. 이들은 “손흥민이 뛰지 않아 아쉽다”라고 연신 내뱉었다. 그만큼 진한 아쉬움이다. 큰 도시도 아닌 작은 도시 마인츠를 찾을 정도로 열정 하나는
그 아쉬움을 사인으로 대신하려 했지만, 이들은 박주호도 손흥민도 만나지 못했다. 그렇지만 긴 기다림은 보상을 받았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코파스 아레나를 찾은 ‘차붐’ 차범근 SBS 해설위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선물’을 받았다. 그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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