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순위 경쟁이 뜨겁다. 초반이긴 하지만 EPL 판세가 예사롭지 않다. 2인자들의 반란은 예상보다 거셌고, 바뀐 감독들은 주춤세를 보이고 있다.
리버풀은 1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스완지시티와의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보태 리그 단독 선두(3승1무·승점 10점)로 올라섰다.
무리뉴 감독은 초반 강세를 보일 것을 예상됐지만, 다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사진제공=TOPIC/Splash News |
현재까지 순위표를 보면 리그 우승다툼을 주도했던 그룹과 매년 4~6위 자리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만을 노리던 그룹의 위치가 바뀐 양상이다. ‘명가재건’에 나선 리버풀이 1위,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과 토트넘이 나란히 3승1패로 2위와 3위를 기록 중이다. 페예그리니가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신흥’ 강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모예스 감독과 펠라이니가 합류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스페셜 원’ 무리뉴의 첼시가 차례로 이들 뒤를 쫓으며 나란히 2승1무1패, 승점 7점을 기록 중이다.
리버풀, 아스날, 토트넘은 지금까지 선수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며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먼저 리버풀은 ‘빅4’에서 밀려났던 지난 설움을 완벽히 씻어내며 공수 모두 안정적인 전력으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다. 중앙 수비진에 사코와 투레를 영입해 지난 시즌 문제시됐던 불안한 수비와 잦은 실점을 해결했고, 골키퍼 미뇰렛은 하루가 멀다 하고 선방쇼를 펼치고 있다. 날카로운 창도 리버풀 돌풍의 핵심이다. 스터리지는 올 시즌 최전방에서 5경기 6골을 기록하며 팀에 연일 승점을 안기고 있다. 새로 영입된 모제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아스날은 외질을 앞세워 막강 화력쇼(리그 8골)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아스날은 기존 선수들의 끈끈한 호흡에 외질과 플라미니를 더했다. 플라미니가 후방에서 공수를 조율하면 외질이 전방을 휘젓는 형태다. 이들 덕분에 월콧과 지루, 램지 등도 함께 상승세다. 토트넘도 미드필드 진의 대폭적인 물갈이로 투자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올 시즌 이적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베일을 필두로 리버모어, 톰 허들스톤 등을 내보낸 토트넘은 솔다도, 카푸에, 에릭센, 라멜라, 파울리뉴 등 7명을 영입하며 더욱 탄탄한 전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맨유의 모예스 감독은 초반 선수단 운영에 난항이 예상됐었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사진제공=TOPIC/Splash News |
반면 이번 시즌 새롭게 감독을 바꾼 세 팀은 초반 삐걱거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곧 리그 우승을 주도했던 맨유, 첼시, 맨시티가 아직까지 감독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페예그리니와 모예스 호의 주춤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첼시다. 첼시는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첼시는 오히려 지난 시즌 9월 성적표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첼시는 지난해 9월, 5승 1무를 거두며 리그 테이블 가장 꼭대기에 올랐었다. 에당 아자르, 오스카 등의 젊은 미드필더를 영입해 초반 맹위를 떨쳤다. 2011-12시즌 염원했던 ‘빅이어’를 들어 올린 선배 드로그바를 잊기에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개혁을 단행하는데 성공했고,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새로운 금자탑까지 쌓았다.
첼시는 이제 리그 우승이 고프다. 올 시즌 리그 우승의 영광을 재현코자 무리뉴까지 영입하며 한껏 팬들을 달아오르게 했다. 그러나 에버튼에게 22개의 슈팅을 퍼붓고도 득점에 실패, 0-1일격을 당하는가 하면, 라이벌 맨유와는 득점 없이 비겼다. 3경기 연속(수퍼컵 뮌헨전 무승부포함) 승리가 없는 무리뉴도 스스로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 그는 첼시에서 우승했을 당시인 2004년과는 팀이 많이 달라졌다고 언급하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 때라고 전했다.
현재 1위부터 6위까지 한 게임정도만이 차이나기 때문에 아직까지 리그는 안개속이라 할 수 있다. 과연 2인자 그룹들의 거센 반란에 무리뉴를 비롯한 새로운 감독들이 어떤 식으로 선수단을 운영하고 대처해 나갈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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