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한 발 앞서 가라.”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투수 신재웅을 불러세워 올해 초 사이판 스프링캠프의 추억을 되살렸다. 사흘 전인 12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김 감독은 신재웅에게 “사이판에서 우리 얘기한 거 알지?”라고 했다. 곧바로 신재웅은 “네, 알고 있습니다”라며 명쾌하게 답했다. 김 감독은 신재웅이 자리를 뜨자 둘 만의 비밀 얘기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훈련을 마치고 숙소까지 걸어가는데 눈앞에 있는 신재웅을 따라잡지 못하겠더라. 내 걸음이 빠른 편인데…”라며 “쫓아가는 사람은 따라잡기 힘들다. 힘만 쓰고 잡지 못한다. 한 발 앞서 가야한다. 앞선 사람이 더 벌리기도 싶다”고 말했다. 신재웅에게 ‘항상 한 발 앞서 가는 사람이 되라’는 덕담을 나눈 것이다.
15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3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 신재웅이 마운드에 올라 NC 찰리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신재웅이 NC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신재웅은 올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7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사사구만 허용하며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기록했다. 눈부신 호투였다.
신재웅은 1회 첫 타자 김봉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상호를 병살타로 잡아내는 등 4회초 2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1루 베이스에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이후 나성범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지만, 이호준을 내야땅볼로 막아냈다.
5회 역시 삼자범퇴로 막아낸 신재웅은 6회 2사 후 김종호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포수 윤요섭이 김종호의 도루를 저지해 위기 없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7회에도 2사 후 이호준의 투수 앞 내야안타를 제외 모두 뜬공으로 처리해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팀을 이끌었다. 이날 신재웅이 내준 2개의 안타도 모두 내야를
그러나 신재웅은 시즌 5승 달성에 실패했다. 팀 타선도 NC 선발 투수 찰리 쉬렉의 호투에 막혀 7회까지 0-0으로 맞섰다. 신재웅은 8회초 이동현과 교체됐다. 신재웅은 승리와 인연은 맺지 못했지만, 김 감독과의 사이판 진한 인연의 끈을 확실하게 이으며 두둑한 신뢰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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