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14일 프로야구 넥센-SK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 경기 전부터 긴장하는 이가 한 명 있었다. 4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두 팀의 경기로 벼랑 끝 승부였는데, 정작 가장 초조했던 건 이날 등판할 수 없는 윤희상(28·SK)이었다.
평소 튀는 걸 좋아하지 않은 윤희상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한 사람을 위해 용기를 냈다. 오는 12월 14일 백년가약을 맺을 1살 연상의 예비신부인 이슬비(29)씨를 위해 프러포즈를 준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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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윤희상이 14일 문학 넥센전을 마친 뒤, 예비신부 이슬비씨를 위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펼쳤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야구장 프러포즈는 그리 익숙한 그림은 아니다. SK에서도 2008년 10월 5일 투수 채병용 이후 5년 만이었다. 윤희상은 이에 대해 “구단 직원에게 도움을 오�했는데, 야구장에서 해보는 건 어떠냐고 하더라. 그래서 날짜를 조율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멋지게 노래를 불러보는 건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예비신랑은 손사래를 쳤다. 윤희상은 “내가 노래를 잘 못 불러서 편지를 써서 읽기로 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깜짝 프러포즈였다. 야구장에 잘 오지 않는 이슬비씨에게 SK의 토요일 홈경기의 인기 프로그램인 불꽃축제를 보러 오라고 했다. 그리고 경기 후 실시하는 포토타임에 이슬비씨가 다른 관중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내려오게 한 뒤, 하도록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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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윤희상(왼쪽)이 14일 문학 넥센전을 마친 뒤, 예비신부 이슬비씨(가운데)를 위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펼쳤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윤희상은 “이름이 슬비라 애칭이 ‘비비야’다”라며 “사람이 한결 같고 무엇보다 믿음이 간다. 늘 나를 편하게 해준다”라며 예비신부 칭찬과 함께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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