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또다시 과부하가 걸린 것일까? 시즌 막바지 두산의 마운드가 영 미덥지 못하다.
두산은 지난 13일 문학 SK전에서 1-6으로 졌다. SK 선발 윤희상에게 타선이 완벽히 틀어 막히며 완투패를 당했다. 6회초 투수 보크에 의한 3루 진출이 아니었다면 그나마의 1점도 기록하기 힘들었던 완패였다.
선발 유희관은 이날따라 제구력의 난조를 보이며 5이닝 7피안타(1홈런) 3볼넷 6실점으로 무너져 내렸고 타선은 5회 2사까지 단 한명도 1루를 밟지 못했다. 7점차의 경기를 뒤집었던 전날의 기적과 같은 반전은 낌새조차 보이지 않았다.
두산의 마운드가 또다시 불안함을 보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두산의 선발진이 9월 들어 안정감을 보여준 경기는 1일 삼성전의 유희관과 3일 한화전의 핸킨스 뿐이었다. 나머지 7경기는 초반의 실점 혹은 중반의 난조로 외줄타기 승부를 펼치다 타선의 도움으로 패배를 면한 내용이었다. 반면 타선이 침묵한 경기는 여지없이 패배로 이어졌다.
사실상 두산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14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4위 넥센과는 1게임차 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5위 SK와는 5게임차를 유지하고 있어 급격한 추락만 없다면 4위권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입장도 아니다. 4강 진출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다 넥센과 SK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또한 선두 LG와의 승차는 3.5게임, 2위 삼성과의 승차도 2게임에 불과해 플레이오프, 혹은 한국시리즈 직행카드가 눈앞에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라고 천명한 두산이 우승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 경기 1승이 중요한 입장이다.
이를 뒷받침 해주려면 분명 마운드의 견고함이 더해져야 한다. 최근의 경기내용을 보면 무너지기 직전의 마운드를 타선이 메꿔주는 양상이다. 아무리 올 시즌 두산의 경기 스타일이 초반 3~4점을 내주고 후반 타선의 힘으로 5~6점 이상을 뽑아내는 방식을 보여왔다 해도 근래의 모습은 타격의존도가 너무 높다.
시즌 내내 마운드의 붕괴를 막아줬던 에이스 니퍼트는 후반기 부재중이고 ‘느림의 미학’이라 불리던 유희관도 13일 SK타선에 무너졌다. 이재우는 투구수의 한계가 있으며, 노경은은 기복이 심하다. 서동환과 김선우 역시 신뢰를 주기엔 부족하다.
아슬아슬한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산이 한 단계라도 높은 곳을 향하려면 경기 초반 마운드의 굳건함이 수반돼야
두산은 14일 부산으로 이동해 6위 롯데와의 2연전에 돌입한다. 선발투수는 핸킨스가 예고 됐다. 꾸역꾸역 제 몫은 해주고 있는 핸킨스가 4강 진입을 위한 마지막 불꽃은 피우려는 롯데를 상대로 어떠한 경기내용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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