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임성윤 기자] 시즌 막바지 삼성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우천으로 하루의 시간을 벌었지만 부상으로 인한 시름을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수장인 류중일 감독은 '한번 해보자'는 전의(戰意)를 불태웠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팀 부상 선수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연이어 터져나온 부상 악재가 급박한 남은 일정에 암초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차 떼고 포 떼고 경기를 치르려니 이길 수 있겠나”라는 말로 운을 띄웠다.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가 장기판 전력의 절대적 요소인 차-포의 부재와 맞먹을 정도의 타격을 줬다는 비유였다.
삼성이 채태인의 부상이후 진갑용, 조동찬의 부상이 이어져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남은 일정에 대한 전의(戰意)를 잃지 않았다. 사진=MK스포츠 DB |
적진을 거침없이 휘젓고 다니는 차 역할을 한 채태인의 전력이탈은 삼성의 공력력을 급감시키는 요소가 됐다.
다음으로 언급한 포(包)는 진갑용. 진갑용은 삼성의 든든한 안방마님 역할을 해오던 선수로 장기판에서 수비의 중축을 담당하는 포의 역할과 비슷하다. 이따금씩 터지는 장타로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 것 역시, 원거리 폭격 및 지원 포격을 해주는 포의 역할과 어울리는 존재이기도 해다.
하지만 진갑용은 지난 8월 23일 대구 두산 전에서 임재철의 파울타구에 맞은 오른쪽 무릎이 완전히 낫지 않았고, 통증이 지속돼 결국 10일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류중일 감독은 “그러고 보니 우리팀에는 마도 없다”고 말했다. 근접전에서 최강 전력이자 공격의 물꼬를 트는 선봉장인 마{馬)에 비유된 선수는 조동찬.
조동찬은 올 시즌 삼성 타선의 포문을 여는 역할을 했다. 2루수를 담당하며 빠른 발을 앞세운 베이스러닝으로 상대팀을 흔들었다. 하지만 조동찬은 지난 8월 13일 대구 LG전에서 1루수 문선재와 부딪혀 왼쪽 무릎이 꺾이는 바람에 시즌을 마감했다.
류중일 감독의 비유에는 시즌 막판의 위기감과 어려움이 묻어나 있었다. 치열한 선두싸움을 앞둔 상황에서 차-포-마를 떼고 경기에 임해야 하는 심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지난 8일 배영섭이 헬멧뒤쪽을 강타하는 사구에 맞은 이후 우려스러운 입장을 자주 표현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또다시 부상으로 인한 전력누수가 있을 경우 팀 성적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의 분위기가 어둡지만은 않았다. 고민스럽다는 반응 속에서도 “다 떼고 한번 해 보지 뭐. 그래도 돼”라는 웃음을 잃지 않는 등 작은 여유가 묻어났다. 3년연속 한국시리즈를 노리는 팀의 커리어일 수 도 있지만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큰 모습이다.
류중일 감독의 말대로 삼성은 남은 일정을 차-포-마가 없는 상태에서 치러야 한다. 하지만 장기와 달리 야구는 9명의 선수가 꼭 출전을 해야 한다. 새로운 얼굴
삼성은 11일 목동 전에 윤성환을 선발로 예고 했다. 전국에 걸친 비가 예보된 상황이기에 경기 진행 여부를 확신할 수 없지만 삼성이 떨어진 진력으로 어떻게 버텨나갈지 혹은 이 시기에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의 등장 여부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lsyoo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