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2013시즌 시작과 끝이 아름다운 동행으로 물든다. 20년지기 LG 야인(野人) 최동수(42)를 향한 존경과 예의다.
LG의 최고참 최동수가 지난 10일 1군에 합류했다. LG의 엔트리는 이미 꽉 찼다. 최동수의 팀 합류는 엔트리 등록이 아니다. 최동수의 합류는 포스트시즌을 눈앞에 둔 LG의 가을을 함께 만끽하기 위한 김기태(44) 감독의 배려였다.
LG 트윈스 최고참 최동수가 지난 10일 팀에 합류했다.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을 함께 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최동수는 1994년 LG에서 데뷔해 2010~11년 SK 와이번스로 잠시 외도했지만,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18년을 뛴 프랜차이즈급 스타다. 최동수는 개인 통산 타율 2할6푼8리, 894안타 90홈런 502타점 340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단 2경기만 출전했다. 김용의(28), 문선재(23) 등 어린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최동수는 지난 3월30일, 31일 문학 SK전 개막 경기에 2타석에 나섰다. 무안타에 그쳤지만, 의미있는 개막 2연전 출전이었다. 이후 2군에서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한 것이다. 은퇴를 앞두고 시작과 끝을 장식하기 위해서다.
최동수의 역할은 도우미다. 경기 전 연습 때 후배들을 위해 궂은일을 도맡고,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격려하며 팀 분위기를 돋우기로 했다. 무늬만 선수일 뿐 플레잉코치 역할을 맡았다.
최동수는 시즌 개막을 앞둔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랬다. 언제나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사이판 무더위를 뚫고 숙소와 훈련장을 도보로 이동했다.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후배 이진영(33)도 최동수의 말벗을 자청하며 굵은 땀방울을 함께 쏟아냈다.
이병규는 “그냥 형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올해 마지막을 함께 마무리하고 싶었다. 20년간 야구를 했는데 이대로는 형도 아쉬울 것 같았고, 헛되이 보내드리는 것 같았다. 가을야구의 분위기를 형과 함께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단 한 마디로 최동수의 팀 합류 가치를 더했다. 김 감독은 “20년 동안 LG 유니폼을 입은 선수에 대한 예의다”라며 최동수의 마지막 동행을 반겼다.
LG 최고참 최동수가 까마득한 후배 오지환과 정주현을 양팔에 끼고 장난을 치고 있다. 최동수는 LG의 젊은 선수들에게 넉살 좋은 형님이다.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