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기윤 기자] 박기원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은 온통 9일 열리는 한-일전뿐이다. 사실상 결전이다.
한국과 일본은 2014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최종라운드 D조(일본 아이치현 고마키)의 최강팀이다.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은 딱 1장이다. 조1위만 나간다. 박기원호가 내년에 대회가 열리는 폴란드로 날아가려면 9일 열리는 한-일전 승리가 절대적이다. 앞서 맞붙게 될 뉴질랜드(6일)와 카타르(7일)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경기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박 감독은 "일본에게 질 생각은 전혀 없다. 그리고 질 이유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일본에 지지 않을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은 올해 일본을 연파한 경험이 있다. 6월 1일과 2일 한국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3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C조 경기였다. 1주차에 격돌한 양팀간의 경기는 한국의 2연승으로 막을 내렸다. 모든 면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문성민(현대캐피탈)이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했다. 한국은 이 경기 승리를 발판삼아 C조에서 3위를 기록하며 월드리그 본선에 잔류했다.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 이번 경기에서도 일본을 잡는다면 심리적인 자신감을 확보할 수 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랭킹에서 일본을 따라잡아야만 한다. 배구계는 FIVB랭킹을 기준으로 나선형 분배를 한다. 한국이 일본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아시아-오세아니아 랭킹 4위(FIVB랭킹 19위)이고 한국은 아시아-오세아니아 랭킹 5위(FIVB랭킹 23위)다. 일본과의 점수차이는 단 7점이다. 이번에 승리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간다면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오세아니아 4위로 올라설 수 있다. 다음번 예선에서는 한국 홈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홈텃세를 눌러라
일본은 역시 홈텃세를 부렸다. 기분 나쁠 정도로 한국 선수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우선 들쭉날쭉한 훈련 시간 배분이 문제였다. 한국은 3일 오전 10시 30분 훈련을 시작했다. 4일에는 오후 8시에나 훈련을 가질 수 있었다. 더욱이 버스기사가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길을 예전과는 다른 곳으로 가 시간이 더욱 오래 걸렸다. 훈련 리듬이 엉망이 됐다. 더욱이 6일 경기를 펼치는 뉴질랜드와 같은 시간에 훈련을 배정했다. 연습코트는 커다란 하나의 코트 가운데 천막을 쳐놓은 구조다. 옆에서 무엇을 하는지 다 들을 수 있다. 한국이나 뉴질랜드나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숙소로 쓰고 있는 나고야 칸코호텔의 지원도 좋지 않다. 숙소 식사는 모조리 일본식이다. 그나마 한국을 배려해 김치를 내놓았지만 양념만 버무린 '기무치'가 나왔다. 의무실로 쓰기 위해 공간을 잠시 내줄 수 없냐고 부탁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계속 부탁하자 그제서야 온갖 생색을 내면서 작은 공간을 내주었다. 더욱이 한-일전이 열리는 8일은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여부가 결정 나는 날이다. 만약 개최가 결정된다면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자축하려 할 것이다. 개최에 실패해도 한국을 상대로 분풀이를 하려 할 것이다. 온갖 텃세가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답은 하나, '승리' 뿐이다.
▶선수들의 몸 상태
마지막 이유는 선수들의 몸 상태다. 8월 4일 소집된 대표팀은 전원 몸상태가 무거웠다. 소속팀에서 컵대회가 끝나고 체력훈련을 시작해야할 시기였다. 좋을 리가 없었다. 더욱이 곳곳에 부상도 있었다. 선수들로서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다행스럽게도 일본으로 와서 선수들의 몸상태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감기로 고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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