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진천) 서민교 기자]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될 것 같다.”
‘바스켓 퀸’ 정선민(39) 여자농구대표팀 코치가 한국 농구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를 꿈꾸는 중학생 ‘샛별’ 박지수(15, 청솔중)를 극찬했다.
박지수는 다음달 27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하는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대표팀 예비엔트리 16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중학교 3학년인 박지수를 제외한 15명은 프로 선수들이다. 주장 이미선(34, 삼성생명)과는 무려 19살 차다. 언니들 사이에서는 그저 앳된 중학생 소녀다.
박지수가 최종엔트리 12명에 발탁될 경우 숭의여고 1학년이던 16세에 태극마크를 달았던 박찬숙(54)을 넘어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 기록을 세운다. 하지만 최종엔트리 선발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 위성우 대표팀 감독은 “아직은 어리고 힘이 없어서 12명 안에 들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27일 최종엔트리 12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정선민 여자농구대표팀 코치가 지난 4일 진천선수촌에서 최연소 국가대표를 꿈꾸는 청솔중 센터 박지수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이번 대표팀은 박지수에게 엄청난 기회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대표팀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 특히 여자농구의 레전드이자 ‘바스켓 퀸’으로 불렸던 정선민 대표팀 코치를 만난 건 행운이다.
2011-12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정 코치는 현역 시절 우승 총 9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 각각 7회를 차지했고, 은퇴후 중국으로 건너가 하위권이던 소속팀 산시를 우승으로 이끈 전설이다.
국가대표 경력도 눈부시다. 1994년부터 무려 16년 동안 태극마크를 단 정 코치는 국가대표 데뷔서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고, 1999년 시즈오카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신화, 2002년 중국 세계선수권대회 4강 및 부산 아시안게임 은메달, 2007년 인천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뤄냈다.
첫 태극마크를 꿈꾸는 박지수로서는 최고의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박지수는 지난 4일 진천선수촌에서 “정선민 코치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뛰는 것부터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 슈팅 등 많은 말씀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정 코치도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가 기특하기만 하다. 정 코치는 “여자농구를 이끌 선수로서 많은 것을 갖췄다. 탁월한 신체조건과 기량은 물론 멘탈도 훌륭하다. 어린데도 참 침착하고 밝다”며 “주위에서 다른 방해 없이 잘 키우면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될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코치가 아닌 선배 언니로서는 애틋한 마음도 컸다. 정 코치는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들어와 있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오전에 수업 듣고 오후에 훈련을 해야 할 아이가 새벽부터 일어나 어려운 언니들과 훈련을 한다는 것만으로 체력적,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라면서 “아직 어려서 힘도 약하고 전체적인 기본기를 제대로 갖추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고 있다”고 웃었다.
박지수는 중학교 졸업 후 미국 유학을 통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도전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한국인 최초로 WNBA에 진출했던 정 코치의 생각은 어떨까.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다. 결국 박지수 자신에게 달렸다는 의미였다.
정 코치는 “미국을 가거나 국내에 있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목표 의식을 갖고 하느냐다. 어차피 미국 고등학교는 기본기 위주로만 가르치는 곳이다. 어떤 것을 배우고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할지에 대한 확실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아무런 목표 의식 없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배우고 프로에 진출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로 기대를 받고 있는 청솔중 3학년 센터 박지수. 사진=W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