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전혀 감이 오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훈련이 실시됐으나 ‘홍心’의 향방은 전혀 가늠할 수가 없다. 어떤 선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아이티와의 평가전에 나설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다소 느슨하게 운영됐던 앞선 시간들과 달리 소집 사흘째였던 4일 파주NFC의 공기는 꽤 무겁고 진지했다. 선수들은 몸 풀기 이후 곧바로 두 팀으로 나뉘어 연습경기를 했다. 말이 ‘연습’이지 거의 실전을 방불케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자신의 포지션 경쟁자가 상대팀에 있는 것이니, 이 악물고 뛰어야했다.
본격적인 훈련이 실시됐으나 ‘홍心’의 향방은 전혀 가늠할 수가 없다. 조심스레, 지난 동아시안컵에서의 ‘전원 가동’의 재현도 예상해볼 수 있는 흐름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국내파들과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적절하게 조합이 됐으며, 전체적인 무게감도 엇비슷했다. 어느 쪽이 주전이고 어느 쪽이 비주전인지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 이는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알 수가 없기에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4차례 평가전을 치렀던 홍명보 감독은 늘 언론과 여론의 일반적인 예상을 깨뜨린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변화의 폭은 항상 컸다. 이를테면, 지난 7월 동아시안컵에서 홍명보 감독은 소집한 23명 중 22명을 가동시켰다. 특히 1차전과 2차전의 멤버는 전혀 딴판이었다. 골키퍼 정성룡과 2선 공격수 윤일록을 제외한 무려 9명이 새 얼굴이었다.
아무리 ‘실험’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대였다고는 하지만, 국제대회에서 1차전 명단과 2차전 구성이 90% 가까이 달라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고 파격적인 변화였다. 8월 페루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90분 동안 홍명보 감독은 소집한 모든 선수들을 실험하기 위해 교체카드 6장을 모두 사용했다. 어쩌면, 이번에도 홍명보 감독은 불러들인 선수들 전원을 가동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6일 아이티전과 10일 크로아티아전의 면면은 크게 다를 수 있다.
4일 훈련을 파주NFC에서 함께 지켜봤던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지난 동아시안컵과 상황이 똑같지는 않으나 기본적으로 많은 선수들을 실험해볼 것이라는 예상에는 동의한다. 불러들인 유럽파들도 모두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일 것”이라는 말로 2경기의 멤버 변화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어 박 위원은 “기본적으로 지금은 베스트 멤버를 선별하기 위한 과정이다. 홍명보 감독의 실험은 앞으로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브라질에 갈 진짜 팀은 내년 1월경에나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홍명보 감독의 실험은 한동안 계속 될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9월 평가전을 앞두고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경쟁이다. 한국에서 뛰는 선수든, 유럽에서 뛰는 선수든 구분 없이 치열할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그 경쟁을 실전에서 지켜보기 위해서는 일단 많은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봐야한다. 다시금 ‘전원 가동’의 재현도 예상해볼 수 있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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