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농구 ‘15세 괴물’ 박지수 “최연소 국가대표 욕심 나요”

[매경닷컴 MK스포츠(진천) 서민교 기자] 한국 여자농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괴물 유망주 센터가 나타났다. 청솔중 3학년에 재학 중인 192cm 센터 박지수(15)가 주인공. 여자농구의 레전드로 불리는 박찬숙(54, 이아이팩 대표이사)의 대를 이을 기대주다.
박지수는 한국 농구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다. 지난달 1일 대한농구협회에서 발표한 여자농구대표팀 16명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15명의 선수는 모두 프로팀 소속 선수들. 주장을 맡고 있는 최고참 이미선(34, 삼성생명)과는 무려 19살 차이로 띠동갑을 훌쩍 넘는다.
박지수가 최종 엔트리에 합류할 경우 최연소 국가대표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종전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은 박찬숙이 갖고 있는 16세다. 숭의여고 1학년 재학 당시 국가대표로 발탁돼 제7회 콜롬비아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한국 여자농구 최연소 국가대표를 꿈꾸는 청솔중 3학년 센터 박지수. 사진=WKBL 제공

박지수는 농구인 2세다. 아버지 박상관(44) 명지대 감독은 프로농구 삼성과 오리온스에서 활약한 2m의 명센터 출신. 박지수도 농구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아 월등한 체격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같은 남자중학교 선수들과 상대에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기량도 탁월하다.
박지수는 이미 국내 뿐 아니라 세계 대회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17세 이하(U-17)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참가해 블록슛 부문 1위(평균 3.9개)를 기록했고, 지난 7월 19세 이하(U-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리바운드 1위(평균 13.2개)에 올라 세계 무대에서도 기량을 입증했다.
하지만 박지수는 대표팀에서 아직 어리기만한 ‘애기’로 통한다. 주장 이미선은 박지수에게 ‘햄토리’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미선은 “아직 애기 같다. 밤 10시만 되면 잤다고 하더라. 내 조카도 중학교 1학년이라 그냥 조카 같은 애기”라며 “대표팀 생활이 상당히 힘들텐데 대단하고 기특하다”고 말했다.
박지수도 아직 철부지 소녀다. 4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박지수는 대표팀에서 가장 힘든 점을 묻자 곧바로 “집에 가고 싶다”며 빙그시 웃었다. 위성우 대표팀 감독도 “지수가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했다. 아직은 대표팀 합숙 생활이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박지수는 처음 16명 예비엔트리로 부름을 받았을 때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박지수는 “신기하기도 했지만, 언니들하고 너무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워낙 잘하는 언니들이라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지수는 풋풋한 10대 소녀답게 당찬 각오를 보였다. 박지수는 “대선배들과 비교가 되거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고 신경 쓸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몸이 ?��걱정이지만, 최연소 국가대표 욕심은 난다”고 밝혔다.
박지수는 아직 대표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합류하지 않고 눈으로 배우는 중이다. 정상일, 정선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개인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무리한 훈련도 열외다. 위 감독은 “1, 2년 뒤에 대표팀에서 활약할 재목이지만, 아직은 힘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중학생일 뿐”이라며 “무리한 훈련보다는 경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최종 엔트리 합류는 사실상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위 감독은 최종엔트리 12명에 포함이 되지 않더라도 대표팀에 합류시켜 경험을 쌓게 할 방침이다.
한편 여자농구대표팀은 지난달 29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2개월간 합숙훈련을 가진 뒤 10월27일부터 11월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2013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격한다. 상위 3개국에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이 주어진다. 박지수는 최종 12명 엔트리에 드는 것이 목표다. 박찬숙-정은순-정선민에 이어 여자농구 20년을 책임질 기둥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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