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오는 6일 아이티, 10일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를 앞두고 있는 홍명보호의 가장 큰 화두는 ‘경쟁’이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유럽파가 합류하면서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내부의 주전 싸움은 본격적인 막을 올릴 예정이다.
구자철 손흥민 이청용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하대성 이명주 이근호 등 K리거들도 모두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가 있으니 바로 ‘투지’의 대명사 박종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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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경쟁을 앞두고 박종우가 배에 힘을 다시 주고 있다. 소속팀의 상위리그행으로 몸도 마음도 홀가분해졌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소위 말하는 ‘홍명보의 아이들’도 무임승차는 없음을 보여주었던 홍명보 감독의 ‘정치적인 액션’일 수도 있으며, 더 큰 도약이 필요한 박종우를 위한 쓴 채찍일 수 있었다. 박종우 역시 2일 소집하면서 “지난 경기(7월 동아시안컵) 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다시 기회를 준 홍명보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는 말로 배수진을 쳤다.
지난 동아시안컵과 페루전을 통해 상대적으로 박종우의 이름은 빛이 바래졌다. 하대성과 이명주 등 비슷한 역할을 소화하는 국내파 K리거들이 주가를 드높이던 상황에서 박종우는 적잖은 위기의식을 느껴야하는 상황이 됐다. 주변에서 구구절절 조언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끼고 있을 박종우다.
다행히 여러모로 조건이 좋다. 몸도 마음도 홀가분해졌다. 소속팀 부산아이파크가 극적으로 상위리그 진출에 성공하면서 부담을 덜고 대표팀 주전경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부산은 대표팀 소집(2일) 하루 전날이던 9월1일 포항에서 열린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박용호의 짜릿한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두고, 경쟁자 성남을 골득실차로 따돌리며 상위리그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드라마였다.
현장에서 지켜본 박종우의 플레이는 그 누구보다 돋보였다. 골을 터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한지호와 박용호지만, 보이지 않는 공신은 박종우였다. 90분 내내 공수의 조타수 역할을 했던 박종우는 그 누구보다 절실한 움직임으로 혼신을 힘을 다했다. 자신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던 ‘투지’와 ‘헌신’은 리그 톱클래스 중앙미드필더라는 것을 입증했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최상의 결과를 얻었으니 든든한 힘을 챙겨서 대표팀으로 들어왔다. 팀이 하위리그로 떨어졌다면 여러모로 곤란할 상황이 됐을 것이다. 본인의 마음이 무겁다는 것은 물론이요, 뛰는 모습이 시선의 중심에서 벗
다시 한 번 배에 힘 줄 조건은 마련됐다. 안개정국인 중앙미드필더 후보 중 ‘박종우’라는 인물도 있음을 보여줄 차례다. 기성용을 제외한 어지간한 후보들은 다 소집됐다고 해도 무방할 스쿼드다. 진검승부를 앞두고 박종우 역시 검을 제대로 갈고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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