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삼성 박석민(28)이 4번타순에 오른 후 거침 없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득점이 꼭 필요한 시점, 반드시 안타를 쳐야 할 시점에서 끊임없는 범타로 공격의 맥까지 끊어버리는 양상이다.
삼성은 1일 두산과의 잠실 경기에서 0-4로 패했다. 경기 초반 김상수의 연이은 실책으로 기선을 제압당한 면이 컸다. 하지만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에서 점수를 올리지 못한 중심타선의 부진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이 때문에 삼성은 롯데를 꺾은 2위 LG와 승차가 없어졌고 1위 자리가 또다시 불안해 졌다.
삼성 박석민이 4번타순에 배치된 후 무안타의 저조한 성적만을 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그러나 이승엽을 5번으로 내리고 4번에 배치된 박석민은 부담 때문인지 영 감을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4번 타선의 3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 철저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29일 SK전에서는 3회 1사 만루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5회에는 병살타까지 기록하는 등 공격의 맥을 끊었다. 30일 경기에서는 팀이 5-1 승리했음에도 4회 주자 2루 상황, 5회 주자 3루 상황에서 삼진을 당해 점수를 내지 못했다. 성과라면 9회초 내야 땅볼 때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인 것 뿐이다.
1일 두산 전에서의 4번타자 박석민은 더욱 초라한 모습이었다. 1회초 1사 1,3루의 기회에서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더니 선두타자가 출루한 6회에도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카운트만 늘렸다. 0-4로 뒤처지던 8회 초에는 1사 1,3루의 마지막 추격 기회를 잡았지만 이때도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은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4번 타자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을 처음 4번 타순에 배치하면서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숨겼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던 이후 주말 두산전을 앞두고서는 “삼세판!!”을 외치며 변함없는 믿음을 표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박석민을 따로 불러 “삼성의 4번타자가 아니라 삼성의 4번째 타자라고 생각하라”는 당부를 전해 부담감을 떨쳐내길 바라는 마음과 중심타선으로서 기대하는 마음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박석민 스스로 답답한 것은 매한가지 그는 지난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와줄래요?’라는 한마디와 함께 ‘감’ 사진을 올려 타격감에 대한 간절함을 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4번 타순에서의 박석민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는 상황. 4할을 넘던 타율 역시 3경기 만에 3할6푼3리로 급락했다.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이지만 불안함을 면치 못한 채 쫓기는 입장으로 돌아선 삼성이기도하다. 이번 주중에는 KIA와의 2연전을 마친 후 이틀간의 휴식을 취한 뒤 2위 LG와의 맞대결
4번에서 허덕이고 있는 박석민이 후반기의 타격감을 되찾던지, 아니면 타순의 변경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시점일 수도 있다. 그리고 주중 KIA와의 2연전이 이를 판가름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4번 타자 박석민인지 4번째 타자 박석민인지는 박석민 스스로가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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